▼10언더가 베스트 스코어인가요.

"미국에 있을 때 플로리다주 챔피언스게이트골프장에서 연습라운드하면서 11언더파를 친 적이 있어요. 공식 대회는 2007년 미국 LPGA투어 코로나챔피언십에서 기록한 8언더파예요. "

▼잘 치게 된 비결은.

"핀 위치가 쉬웠어요. 지난 3일간은 홀 주변에 라인이 많았으나 오늘은 별로 없었어요. 본대로 볼이 갔어요. "

▼3라운드를 마치고 특별히 좋은 느낌이 들었나요.

"평소에는 내일 어떻게 치나 하고 걱정만 하는데 어제는 이상하게 1년 중에 하루는 오시는 '그분'이 오시면 좋겠다 생각하면서 잠이 들었어요. 아침에도 '오실 거야'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떠나지 않았어요. "

▼부모님도 오셨나요.

"사실은 오늘이 57번째 아버지 생신이에요. 대구에서 사업을 하시는데 오늘 집이 이사를 하느라 정신없어 이번에는 혼자서 대회에 출전했어요. "

▼캐디백에 '빅 초이'라고 쓰여 있던데 무슨 사연이라도….

"8년 전 미국에 갈 때 제가 체격이 제일 컸어요. 그런데 미국에 갔더니 '스몰'이더군요. "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는.

"미국에 처음 갔을 때는 대회 수가 40개에 달할 정도로 많았으나 최근에는 한국과 비슷한 20개 수준으로 떨어졌어요. 이제는 한국에서 뛰는 게 흑자예요. 게다가 외국 선수들이 예전에는 대학 졸업 후 투어에 뛰어들었으나 요즘엔 고교 졸업 후 프로로 전향해요. 갈수록 체격이 좋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어요. "

▼우승 상금으로 뭘 할 건가요.

"아버지 생신 선물은 해 드렸으니까 나 자신을 위해 뭘 해야 하는데.일단 통장에 넣어놓고 생각해볼게요. "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하는데.

"후배들이 잘 쳐서 20대 후반만 돼도 설 자리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선수들 외모에 관심이 많다 보니 젊은 선수를 선호하는 현상도 강하고요. 저도 투어 생활하면서 스트레스 받고 있지만 의식하지 않고 지내려고 노력해요. "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