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이 일제히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2009년 2월 이후 31개월째 이어온 경기 확장 국면이 꺾일지 주목된다.

◆경기 하강 국면 들어갈 가능성

25일 경제연구기관들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전기 대비)은 3%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경제성장률이 올해 4.0%,내년 3.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으며 LG경제연구원도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3.8%와 3.6%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에 앞서 경제성장률이 올해 4.2%에서 내년에는 4.0%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외국 기관들은 국내 기관보다 다소 높게 보고 있으나 하향 추세는 비슷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0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5%에서 4.0%로 대폭 내렸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경제성장세가 주춤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5~6개월 전보다 하방 위험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장기간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거시경제안정보고서 발표 연기

기획재정부는 당초 9월 마지막 주에 거시경제안정보고서를 발표하려던 계획을 일단 보류하고 유럽 재정위기 동향 등을 주시하면서 발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거시경제안정보고서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붕괴에 이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의 거시경제 상황과 잠재적 위험 요인을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분석 ·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국회의 지적에 따라 재정부가 2009년부터 매년 9월에 발표했다.

보고서 발표 시점이 늦어지는 것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와 유럽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 등 재정위기가 금융 부문으로 전이되면서 한국 경제의 대외 리스크가 불과 몇 주 새 크게 증폭됐기 때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초안은 작성해 놓았지만 대외 경제 상황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아직 발표 시기를 못 정하고 내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