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대한 실망으로 2%대 급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를 이어가 장중 1180원까지 뛰었다.

22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8.40포인트(2.61%) 떨어진 1805.88을 기록 중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FOMC 성명서를 통한 미국중앙은행(Fed)의 부정적인 경제 전망과 미국 및 이탈리아 은행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급락 마감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도 2% 이상 물러나 장을 출발했다.

미 FOMC에선 경기 부양책으로 단기국채를 팔고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함께 주택저당증권(MBS) 만기 자금을 국채에 재투자하지 않고 MBS에 재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성명서를 통해 전세계 경제 전망에 상당한 하방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등 미국 주요 대형은행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메디오방카 등 이탈리아 은행 7곳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53억원, 35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지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개인은 383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프로그램 매물이 꾸준히 덩치를 불리며 지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의 콘탱고 경향이 약화되면서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 현재 차익거래는 2134억원, 비차익거래는 694억원 순매도를 나타내 전체 프로그램은 2828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중이다.

대다수 업종이 하락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매물을 내놓고 있는 화학을 비롯해 은행, 건설, 운수창고, 비금속광물 등의 업종이 3%대 떨어지고 있다. 상승 전환한 의약품을 비롯해 통신, 음식료 등 내수업종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가총액 1∼20위권 종목 중 NHN을 제외한 전 종목이 모두 내리는 등 시총 상위 종목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탈리아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향 소식에 은행주들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4% 넘게 밀린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신한지주, KB금융, 외환은행 등이 2∼3% 떨어지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6%대 급락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사흘 만에 하락 전환했으나 장중 낙폭을 다소 줄인 모습이다.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36포인트(0.91%) 내린 473.15를 기록 중이다.

개인이 13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2억원, 115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대다수 업종이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주 강세와 함께 디지털콘텐츠업종이 2% 가까이 오르고 있다. 12%대 급등한 드래곤플라이를 비롯해 네오위즈게임즈, 게임빌, 위메이드 등이 상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출판·매체복제, 종이·목재 등이 오름세다. 운송, 기계·장비, 금속, 운송장비·부품, 반도체 등은 2%대 떨어지고 있다.

시총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다. 셀트리온, 다음, 서울반도체, 포스코켐텍 등이 하락하고 있는 반면 CJ E&M, CJ오쇼핑, 씨젠 등은 상승하고 있다.

나흘째 급등세를 이어간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80원을 짚었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6.60원(2.31%) 뛴 117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1180.00원까지 뛰어 재차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