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폭풍'에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22일 코스피지수는 2% 이상 급락하며 1800선을 위협하고 있고 환율은 또 다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FOMC에 따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초 기대감이 크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중장기적으로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과 새로운 정책이 추가적으로 제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1일(현지시간) FOMC는 현재 경기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하방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근거해 2013년 중반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것 외 두 가지 새로운 대책을 수립했다.

장기채권을 매입하고 단기채권을 매도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에이전시 채권과 에이전시 주택저당권(MBS)에서 상환되는 원리금을 재투자하는 방안이다.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하강 위험을 강조한데다 3차 양적완화(QE3) 조치 등을 내놓지 않자 즉각적으로 실망매물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반응은 다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제시된 두 가지 방안 모두 새로운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책은 아니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일단 실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번 대책은 길게 보면 2차 양적완화(QE2) 보다 긍정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대책은 달러 약세나 원자재가격 상승을 크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실물 경제에 서서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단기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중장기 효과가 긍정적일 수 있다"고 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부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장기금리마저 물가상승률보다 낮아진다면 국채 투자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보상 받을 수 있는 길이 없어진다"며 "자연스럽게 기대 수익률이 높은 위험자산으로 유동성을 밀어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1961년 존 F케네디 정부 때 시행된 바 있다. 당시에도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비용이 경감되면서 금융시장 안정과 투자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적으로 글로벌 자금이 미국 장기국채로 이동하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이를 속단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던 만큼 단기 안정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식과 채권, 환율이 트리플 약세가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정책 응수에 반응해 극적인 반전을 시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새로운 정책이 추가로 제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여전히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놔야 한다"며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면 Fed에서 3차 양적완화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곽현수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FOMC는 성명서 말미에 여러가지 부양책과 관련해 논의했고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추가 부양책들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실망감에 따른 섣부른 추격매도는 자제하고 1750선 부근 영역에서는 분할매수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김형렬 팀장도 "기대했던 이벤트 효과가 소멸되면서 증시 약세 출발은 불가피했다"면서도 "개장초 저점대비 지수 반발력을 활용한 단기 트레이딩 전략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