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유럽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 국가신용등급도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9일 이탈리아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단기 국가신용등급은 'A-1+'에서 'A-1'로 각각 낮췄다. 앞서 무디스도 이탈리아의 막대한 재정적자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이로써 소위 PIGS로 불리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이 모두 떨어졌다.

남유럽 국가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된 것은 설명이 필요없는 정부 실패의 결과다. 1999년 유로존 출범으로 자신의 실력에 걸맞지 않은 강세 통화를 쓰게 된 이들은 국가 부채를 싼 값에 조달할 수 있게 되자 시장경제 원칙을 무시한 채 국가 빚을 내고 이 돈으로 선심성 복지정책에 펑펑 돈을 써왔다. 국가부채가 쌓여간 건 당연하다. 그 와중에 2008년 글로벌 위기가 터지자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더 늘렸고 이제는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은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대체로 국민소득(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80~100%를 넘으면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는데 그리스는 이 비율이 152%, 이탈리아는 120%에 달한다.

문제는 남유럽 위기가 유럽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체를 뒤흔든다는 데 있다. 더욱이 그 여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지금으로선 아무도 모른다. 몇몇 국가 정부의 실패가 이제는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정부의 실패 뒤엔 이런 정부를 선택해온 대중민주주의의 함정이 놓여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