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정상 저축은행입니다. 믿으셔도 됩니다. " 19일 오전 토마토2저축은행의 서울 선릉지점에선 몰려든 예금자들을 안심시키느라 저축은행 직원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예금자들은 "정부 발표를 보긴 했지만 정말 믿어도 되는 것이냐"며 돈을 찾을지 말지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토마토2저축은행의 부산 본점과 서울 선릉지점,명동지점,대구지점,대전지점 등 전국 5개 지점에 이날 하루 종일 예금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토마토2저축은행은 전날 영업정지된 토마토저축은행이 9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금융위원회가 전날 "토마토저축은행과 별개로 운영되고 있고,금융감독원의 경영진단에서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6.26%로 정상 영업이 가능한 곳"이라고 밝혔지만 예금자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명동지점에선 "29일까지의 번호표가 모두 지급돼 돈을 찾으려면 열흘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지점 관계자가 전했다.

선릉지점에선 영업시작 1시간30분 만에 20일까지 돈을 찾을 수 있는 번호표 400장이 모두 소진됐고 점심 무렵엔 21일치 번호표도 동났다. 이날 하루 이곳을 찾은 예금자들은 700명에 이른다. 인천에서 새벽 지하철을 타고 선릉지점을 찾았다는 김모씨(72)는 "이자를 조금 덜 받아도 상관없으니 돈을 찾아 다른 저축은행에 맡기고 돌아가야겠다"고 말했다.

대구 범어동지점도 영업시작 전부터 수백명의 예금자들이 몰리면서 지점 주변에 교통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부산 부전동 본점에는 1600명에 이르는 예금자가 돈을 찾기 위해 기다렸다. 부산에서 통장을 개설한 김영식 씨(58)는 "만기가 돌아온 4000만원은 일단 찾았고,6000만원은 만기가 한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찾아서 4000만원과 2000만원으로 나눠 다시 예금했다"고 말했다.

토마토2저축은행의 각 점포엔 2저축은행임을 알리는 기호가 너무 작게 표시돼 있는 것도 예금인출을 부추겼다. 한 예금자는 "간판도 그렇고 통장에도 'Ⅱ'라는 표시가 너무 작게 나와 있다"며 "오기 전까지는 이곳이 영업정지된 토마토저축은행인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이날 오전 명동지점을 찾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정기예금 상품에 2000만원을 맡긴 뒤 마이크를 잡고 "여러분이 계신 토마토2저축은행은 금감원의 경영진단 결과 아무 문제가 없는 정상적인 저축은행"이라며 "저도 방금 이 저축은행에 직접 입금했다.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고 호소했다.

박종서/부산=김태현/대구=김덕용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