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앞으로 5년 내 강도 높은 금융제도 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나이젤 초크 중국 IMF 대사는 카네기재단이 주최한 세계평화포럼에 참석해 "중국처럼 경제 규모가 크고 거대한 금융 통제시스템을 갖춘 나라는 전 세계에 없다"며 "중국 정부가 금융개혁을 하지 않으면 저금리로 인해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크 대사는 "중국 금융시스템의 큰 문제점은 은행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금리를 직접 결정하고 환율도 강력히 관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통제가 지금까지는 성장을 이끌고 인플레와 투기를 견제하는 데 효과적이었는지 모른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5년 내 금융개혁을 하지 않으면 거시경제 안정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금융시스템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청쓰웨이 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 부위원은 "지방정부 채무는 국가부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통제할 금융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상은행(ICBC) 등 주요 은행이 올 들어 지방 공기업에 대출한 금액(지난 6월 말 기준)은 3조3266억위안(560조원)이다. 이 중 상위 5개 은행의 지방 공기업 대출은 2조8899억위안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30% 급증했다.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지방 공기업 대출액은 9310억위안으로 같은 기간 45% 증가했다. 건설은행과 중국은행은 각각 5800억위안과 5315억위안으로 7%와 41% 늘었다.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10조7000억위안 중 8조5000억위안이 은행에서 빌린 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중국 일간 신식시보(信息時報)가 최근 중국 상장 은행들의 상반기(1~6월)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4개 상장 은행이 만기가 지났는데도 회수하지 못한 지방 공기업 대출액은 3859억위안(65조2000억원)에 달했다.

중국은행과 건설은행의 상반기 미회수 대출잔액 증가율은 각각 10.1%,교통은행은 5.0%였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장성호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