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회 운용…교원 月 42만원·군인 75만원 한도
퇴직 후 일시 수령…"불입액 늘려달라" 아우성
'꿈의 금융상품'은 실제로 있다. 교직원공제회와 군인공제회의 '장기저축급여'가 그것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연 5.75%,군인공제회는 연 6.1%의 수익률을 복리로 보장한다. 문제는 아무나 가입할 수 없다는 점.교직원공제회는 교사와 교직원,군인공제회는 군인과 군무원으로 가입자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사 92% 가입
이들 금융상품은 민간기업에 비해 급여가 적은 교사와 군인들의 노후 생활 보장을 위해 만들어졌다. 재직 기간 매달 일정금액을 불입하면 퇴직한 뒤 돌려 받을 수 있다.
월 불입금액은 5000원부터다. 교직원공제회는 월 42만원,군인공제회는 월 75만원으로 불입 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저금리시대가 지속되면서 불입 한도를 늘려 줄 수 없느냐는 건의가 늘고 있다.
전북 전주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박모씨(48)는 "상가 투자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해봤지만 시중 은행 금리보다 2%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공제회는 정부 출연기관으로 은행 이상의 안전성을 갖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이 상품의 인기는 높다. 초등학교 교사의 92%,군인 및 군무원의 89%가 상품에 가입해 있다. 해군 중위로 복무하고 있는 정모씨(23)는 "빚이 많거나 상품이 있는 줄 모르는 사람을 빼고는 다들 가입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적극적 자산운용이 비결
이들 상품은 매달 일정 금액을 불입하고 확정 수익률을 보장받는다는 점에서 예금과 유사하다. 하지만 실제 운용은 펀드에 가깝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주식 등 금융상품과 부동산에 투자한다.
교직원공제회는 전체 운용자금 19조원 중 6조원만 회원들에게 대출해줄 뿐 나머지는 금융자산과 부동산에 투자한다. 군인공제회는 운용자금(8조원) 전액을 해외부동산 개발부터 회사채까지 나눠 운용한다.
높은 수익률을,그것도 확정금리로 제시하다보니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어려움도 많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불입 한도를 늘려 달라는 요구가 많지만 운용 문제 때문에 힘들다"며 "운용 규모가 커지면 확정 수익률을 보장하기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군인공제회는 높은 확정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다른 연기금에 비해 위험성 높은 투자를 공격적으로 집행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공제회 내부에서도 확정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확정금리를 낮추는 것은 쉽지 않다. 교직원공제회는 각급 학교 및 지역별 교사 79명으로 구성된 대의원회의를 통해 금리를 내릴 수 있다. 군인공제회도 육군,공군,해군에 분산된 대의원 37명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