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빚 갚기 더 힘들어져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재무부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8월 재정적자가 1342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905억달러)에 비해 48% 급증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로써 2011회계연도(2010년 10월~2011년 9월) 중 8월까지 11개월간 누적 적자액은 1조2340억달러로 집계됐다. 2009회계연도에 1조4100억달러 적자를 낸 이후 3년 연속 재정적자가 1조달러를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더글러스 엘먼도프 미 의회예산국(CBO) 예산담당국장은 "2011회계연도 총 재정적자는 1조280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연방정부의 지출항목 중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인 것은 국채 이자다. 2011회계연도의 11개월간 국채 이자 지급분은 233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블룸버그는 "빚이 늘면서 이자 규모가 커지고 이 때문에 전체 빚이 불어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재정적자 줄이기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의회는 향후 10년간 1조5000억달러의 지출을 줄이기 위해 '슈퍼위원회'를 구성했고 이달부터 활동에 들어갔다.
엘먼도프 국장은 사회보장 지출 감축과 세수 증대 중 한 가지를 택하거나 두 방법을 동시에 써서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슈퍼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현 상태를 계속 지탱하기는 불가능하다"며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국채 이자 부담이 연방정부의 발목을 잡는 것은 물론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