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의 성공적인 경영 사례는 일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월 JAL(일본항공)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운항 원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ANA(전일본공수)와 JAL이 잇따라 저비용 항공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일본 항공사들이 앞다퉈 벤치마킹에 나섰다. 일본 언론들 역시 제주항공 사례를 줄지어 보도하고 있다.

공영방송 NHK의 정통 뉴스해설 프로그램인 '클로즈업 현대'를 비롯해 후지TV와 니혼TV 등 일본 방송사들은 지난해 6월부터 일제히 제주항공의 비즈니스 모델을 다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제주항공의 주요 고객층 및 기내 서비스를 분석했다. 경제주간지 도요게이자이 역시 일본 항공산업의 변화 방향을 진단하는 기사에서 제주항공 사례를 소개하는 등 지난해 8월 한 달 동안 8개 매체가 제주항공을 취재했다.

핵심 취재 테마는 저가 항공의 최대 경쟁력인 비용 감축 노하우였다. 단일 기종 운영을 통한 운항원가 절감 사례가 가장 주목받았다. 다양한 기종을 혼용하면 운항 · 정비 인력을 따로 확보해야 하고 재고 부품을 각각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5월 Q400 항공기 4대를 전량 매각,운항 기종을 B737 하나로 통일했다.

제주항공 직원 개개인이 여러 역할을 수행하며 생산성을 높인 멀티 태스킹 시스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제주항공은 비행기의 지상 체류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승무원과 지상요원들이 기내 정돈 등에 참여토록 하고 있다. 덕분에 일반 항공사에서는 항공기가 착륙 후 이륙하는 데 약 1시간이 필요하지만,제주항공은 25분이면 충분하다. 회전율이 빠르면 고정비용을 분산시켜 항공운임을 낮출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제주항공은 2008년 7월 국내 저비용 항공사 최초로 제주~히로시마 부정기 노선 운항을 시작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3월엔 김포~나고야를 오가는 정기노선을 띄웠다. 이 노선은 국토해양부의 엄격한 심사 기준을 충족해야만 운항권을 얻을 수 있는 노선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현재 인천~오사카,인천~기타큐슈,김포~오사카,김포~나고야,제주~오사카 등 5개의 정기 일본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일본 항공사 및 유력 언론들의 제주항공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언론 보도 이후 일본 내 인지도가 크게 오르고 일본인 승객 탑승률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