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폴란드 TV·가전공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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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현지화…유럽전역 하루만에 공급
현장리포트
전체 직원 중 한국인 1%뿐, 생산ㆍ관리 현지인에 맡겨
협력업체 동반진출 성공…부품 96% 현지서 조달
유럽 TV 판매 年 52% 성장
현장리포트
전체 직원 중 한국인 1%뿐, 생산ㆍ관리 현지인에 맡겨
협력업체 동반진출 성공…부품 96% 현지서 조달
유럽 TV 판매 年 52% 성장
독일 베를린에서 자동차로 5시간을 달리면 나오는 폴란드 브로츠와프.도시 한복판 중앙광장에서 남서쪽으로 20분 정도 자동차로 더 내려가면 넓은 초원 위에 거대한 공장들이 나타난다. 직사각형 건물 오른쪽 모서리 부분에는 'LG 일렉트로닉스(LG전자)'라는 글씨가 로고와 함께 붙어 있다. 오른쪽 건너편에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희성,동양,동서 등 협력 업체 공장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공장 부지를 합치면 총 1551㎢(47만평).LG전자와 계열 · 협력사들이 대규모 공단을 이루고 있는 광경이다.
사무실로 쓰는 공장 2층에 올라갔다. '물류''LCD TV 판매' 등 담당 부서별로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른편에서는 엔지니어들이 TV 부품을 탁자 위에 올려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대부분 폴란드인이었다.
브로츠와프 생산법인장인 성준면 상무는 "2055명의 전체 직원 가운데 한국인은 17명으로 0.8%에 불과하다"며 "웬만한 업무는 모두 폴란드인 직원들이 처리할 정도로 현지화가 잘되어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내 TV 판매 5배 늘어
LG전자 브로츠와프 공장이 가동에 들어간 것은 2006년 10월.액정표시장치(LCD) TV로 시작해 지금은 냉장고와 세탁기도 생산한다. 이 공장은 유럽 공략의 교두보로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전 업계의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는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적시 공급 능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공급망 관리(SCM)다. 성 상무는 "독일 주요 도시까지 5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고 가장 먼 스페인까지도 하루면 제품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 직전인 2006년까지만해도 182만대였던 LG전자의 유럽 내 LCD TV 판매량은 2007년 327만대,2008년 465만대,2009년 728만대,2010년 971만대로 연평균 52%씩 성장했다. LG전자의 품질 경쟁력뿐만 아니라 현지 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도 주효했다. 협력 업체들까지 동반 진출하면서 전체 부품의 96%를 폴란드 공장에서 조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감한 권한 위임…현지화 성공
1층 생산 공장에서는 현지 근로자들이 작업에 한창이었다. TV 생산라인은 바로 옆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공급하는 LCD 모듈에 전원 공급 장치 및 메인 회로 기판을 연결한 뒤 케이스를 조립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그 뒤에는 냉장고 생산 라인이 있었다. 3~4종의 모델이 한 라인에 섞여 있는 혼류 생산이 인상적이었다. "LG전자 해외 공장 가운데 가장 기술력이 높은 곳으로 손꼽힌다"는 자부심도 있다.
브로츠와프 공장이 가동 직후부터 오늘날의 모습을 갖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무리하게 한국식 방법을 채택하다가 현지 언론의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모범적인 외국 기업으로 손꼽힌다는 게 LG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성 상무는 "생산 관리 인사 등 거의 모든 주요 업무의 책임을 현지 인력에게 맡기고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성 상무는 "월급을 좀 더 준다고 충성도가 높아지지는 않는다"며 "자기네 회사라고 느끼게끔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로츠와프(폴란드)=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