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로 밀려들던 자금 흐름이 주춤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주식형 펀드로는 2조5900억원이 순유입되며 2008년 1월 이후 최대 순유입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2100선에서 1700선까지 수직낙하하면서 저가매수 자금이 몰린 것이다.

하지만 증시가 반등을 시도하면서 9월 초 들어 사흘 연속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등 자금 흐름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9월 글로벌 이벤트가 산적한 상황에서 추석 연휴 이후에는 펀드 환매 러시가 다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펀드 전문가들은 과거와 같은 대량 환매는 일어지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최근 펀드 투자자들이 철저히 지수 등락에 맞춰 움직이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펀드 자금 동향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에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급에서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코스피 1840~1850 정도가 수급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민정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국내펀드의 경우 코스피가 1880선을 웃돌자 차익실현 매물이 일부 출회되며 단기 매물부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8월처럼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저가매수 및 차익실현이 번갈아가며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오는 15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 20~2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의 이벤트에 따른 기대감과 실망이 증시와 펀드수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국내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이후이며 특히 8월에 많은 자금이 들어왔기 때문에 시장이 급격히 변동하지 않는한 대량 환매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 연구원은 "펀드 투자시 90일 전에 환매하면 환매수수료가 크고 선취수수료를 내고 가입한 펀드 자금들을 감안하면 최근 3개월 사이에 들어온 돈이 급격히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히려 지수가 떨어진다면 추석 보너스 등의 자금도 펀드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엄태성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도 "2008년 금융위기 사례를 보면 펀드 유입이 시작되면 급격히 한달 사이에 유출로 돌아서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대량 펀드 환매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