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나 유럽 대신 중국에서 특허를 출원하는 외국 기업이 늘고 있다. 중국 현지생산이 확대되면서 기술 보호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가별로는 일본 기업들의 특허 출원 증가세가 눈에 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이 미국과 유럽에 특허를 출원한 건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데 반해 중국에 특허를 신청하는 건수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일본 기업들이 작년 중국에 특허를 출원한 건수는 총 3만4000건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중국 특허 출원 건수 상위 10개 외국 기업 가운데 일본 기업은 1,2위를 포함해 모두 5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소니는 작년에 총 2036건의 특허를 중국에서 출원해 1위를 차지했다. 최근 2년 새 30% 이상 늘어난 것이다. 파나소닉은 1723건으로 2위에 올랐고 미국 퀄컴(1446건)과 한국 삼성전자(1219건)는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특허 확보를 위해 중국 현지에 연구인력을 확충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히타치제작소는 앞으로 매년 10%씩 중국 특허 건수를 늘리기로 목표를 정하고 현재 100명 정도인 중국 내 연구인력을 내년까지 두 배로 확충하기로 했다. 연구 주제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등 첨단기술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후지쓰는 올해 특허 건수를 작년에 비해 40% 이상 많은 500건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면 중국 내 특허 건수가 유럽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게 된다. 작년에 361건을 중국에서 출원했던 혼다도 앞으로 새로운 차종 투입이 늘어남에 따라 특허 출원 건수를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외국 기업들은 중국의 특허제도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