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펀드 자금 유입으로 실탄이 여유로운 상황에도 섣불리 사자에 나서지 않는 기관이 최근 인터넷주에 대한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어 관심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NHN 주식을 연일 사들이며 34만1243주를 순매수했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한 지난 8월 이후 전날까지 이 회사 주식을 155만3964주나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매도한 150만4820주를 고스란히 받아낸 셈이다. 이에 따라 NHN 주가는 지난 7월말 대비 1.19% 올라, 16.28% 하락한 코스피 지수를 17.47%나 웃돌았다.

이날 오전 11시에도 NHN은 4%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음도 마찬가지다. 기관은 최근 5거래일 연일 사자를 보이면서 35만주 이상 사들였다. 또 지난 8월이후 전날까지 다음 주식 139만7944주를 순매수했다. 이에 다음 주가도 7월말보다 1.36% 올라,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다음 역시 이날 2%대 강세다.

이같이 인터넷주들이 기관의 러브콜을 받는 것은 해외 경기와 무관하다는 인터넷 업종의 산업 특성과 함께 최근 모바일 시장의 성장으로 다시 한번 성장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과거 인터넷 이용이 대중화되면서 인터넷 업체들의 실적이 급격하게 성장했던 것처럼 모바일 기기 보급률이 급증하면서 한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PC 기반의 인터넷 수익모델은 온라인게임 → 온라인쇼핑 → 온라인광고 등으로 진화했다"며 "특히 온라인광고 시장은 국내 인터넷 이용률이 50% 수준을 넘어서면서 본격화됐고 인터넷포털 업체들도 2002년 하반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이미 큰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모바일쇼핑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며 "또한 올해 형성된 모바일광고 시장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50%를 넘어서는 2012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진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모바일 광고 시장의 높은 성장성이 향후 인터넷 광고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디바이스 확산에 따라 모바일 광고시장은 올해 578억원에서 2012년 1615억원으로 180%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들은 모바일 광고시장의 성장으로 인터넷 업종의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선호종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NHN이 장기간 지속됐던 성장성 둔화를 탈피, 대세 상승의 초입단계에 곧 진입할 것이라며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NHN에 대한 목표주가도 기존 26만원에서 32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NH투자증권도 이날 인터넷 업종에 대해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의 확산으로 모바일 광고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인터넷 광고시장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2012년 다음의 모바일 광고사업의 매출 기여도를 NHN 대비 높게 평가한다며 인터넷 업종내 투자 우선 순위를 다음, NHN 순으로 제시했다.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인터넷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악재들이 다시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변동성 장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대외변수에 대한 노출이 덜하고 영업이익 모멘텀(상승 동력)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최근 기관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내수주와 중형주를 중심으로 한 트레이딩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