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원장, 대형유통업체 CEO와 간담회
"대형유통업체, 중소납품ㆍ입점업체와 동반성장해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6일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등 대형유통업체에 대해 중소납품업체들의 판매수수료를 자율적으로 대폭 인하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또 대형유통업체와 중소납품ㆍ입주업체 간에 공정한 거래질서를 정착시켜 내년을 유통분야 공정거래질서 확립 원년이 되도록 하는 등 동반성장을 모색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은행회관 뱅커스 클럽에서 3대 백화점과 3대 대형마트, 5개 TV홈쇼핑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대형유통업체와 중소납품ㆍ입점업체간 공생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그동안 우리 유통산업은 국내경제성장을 견인하면서 양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왔으나 그 성장의 과실이 대형유통업체에 편중돼 중소유통업체와 납품업체의 생존기반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평적, 수직적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고서는 다가오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질 가능성이 많다"면서 "이제는 유통업계와 중소납품업체가 공생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CEO들에게 대형유통업체의 입장에서 중소납품ㆍ입점업체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면서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중소업체의 입장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과도하게 높다고 인식되고 있는 판매수수료 문제"라면서 일정 규모의 중소납품업체를 대상으로 판매수수료를 대폭 인하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제시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중소의류업체의 경우 30% 안팎의 높은 판매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 위원장은 신규로 납품ㆍ입점하는 중소기업에 일정기간 안정적으로 거래하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전도가 유망한 납품업체에 해외 등으로 판매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CEO들의 의견을 구했다.

뿐만아니라 김 위원장은 서면계약서 미교부, 부당반품ㆍ감액, 상품권 구입 강제 등 대형유통업체와 중소납품ㆍ입주업체 간 불공정 사례를 나열하며 "유통업체와 중소납품ㆍ입주업체 간에 공정한 거래질서가 정착될 수 있도록 업계 스스로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같이 노력해 2012년이 유통분야의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원년이 되도록 하자"면서 "정부의 요구나 사회 분위기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협력하는 모습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7개월 전인 지난 2월에도 대형유통업체 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대ㆍ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정책에 대해 설명하며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롯데백화점 이철우, 신세계백화점 박건현, 현대백화점 하병호 대표이사 ▲롯데마트 노병용, 이마트 최병렬, 홈플러스테스코 왕효석 대표이사 ▲현대홈쇼핑 민형동, GS홈쇼핑 허태수, CJ홈쇼핑 이해선, 롯데홈쇼핑 신 헌, 농수산홈쇼핑 도상철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이세원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