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 쇼크에 증시 '흔들'…코스피 4%대↓·환율↑(종합)

국내 증시가 미국 고용지표 충격에 휩싸였다. 코스피지수는 4% 이상 폭락해 '라운드 넘버'인 1800선을 내줬다. 코스닥도 3% 가까운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1.92포인트(4.39%) 폭락한 1785.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1800선은 내준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6거래일만에 처음이다.

뉴욕증시가 고용지표 충격에 하락한 상황에서 코스피도 급락세로 출발했다. 장 후반에는 한층 더 하락 속도를 내 1800선 아래로 낙폭을 크게 늘렸다.

보험과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이 4320억원 이상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도 3317억원 이상 순매도 했다. 개인만이 7338억원을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물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베이시스(현, 선물 가격차) 악화로 차익 거래를 통해 2564억원 매물이 나왔다. 비차익 거래는 430억원 순매수로 장중 재차 전환했지만 전체 프로그램은 2134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팔아치운 화학 업종은 6.94% 폭락했다. 의료정밀과 운송장비 건설 증권 서비스 제조 업종도 4~6% 이상씩 크게 떨어졌다.

장중 반등을 시도했던 음식료품 업종도 다시 1% 이상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관의 '러브콜'을 받은 통신 업종(0.87%)이 유일하게 상승했다. 이는 방어주 성격이 부각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기관 중에서도 보험이 평소보다 매물을 많이 내 놓은 것이 지수 급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라며 "보험에서 1000억원 이상 매물이 나온 것은 사실상 비중 축소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가격에 상관 없이 '팔자'를 외쳤기 때문에 시장에 확실한 부담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날 코스피지수의 급락을 통해 투자심리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이 부각됐다"며 "하지만 어느정도 내성은 생긴 상황이어서 전 저점 부근인 1750선 수준에서는 지수 조정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스닥지수도 480선으로 다시 고꾸라졌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14.04포인트(2.84%) 급락한 480.43으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팔자'에 나섰던 기관이 매수로 돌아섰지만, 외국인의 매물의 점증하며 낙폭이 커졌다. 외국인은 9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471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455억원과 94억원의 매수 우위였다.

인터넷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반도체 운송장비부품 등 경기민감업종이 4~5%대의 큰 낙폭을 기록했다.

증시 하락에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5.8원 오른 1068.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한민수 /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