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MJ에 정면반박.."무슨 의도로 비난하는지 알 수 없어"
친박 의원들 `부글부글' "가만히 안 있을 것"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4일 정몽준 전 대표가 2002년 9월 남북 축구경기 때 태극기 반입 문제로 자신과 얼굴을 붉힌 일화를 소개한 것에 대해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전면 부인했다.

박 전 대표는 "(내가) 태극기가 들어 온 문제 등에 대해 항의했다고 하는데 당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위치에 있지 않았는데 왜 항의를 했겠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측근인 이정현 의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박 전 대표는 "대한축구협회는 경기 운영을 맡았다.

이것은 정부가 해결할 사안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 전 대표는 이날 출간된 자서전을 통해 북한에서 열린 당시 경기를 회고하면서 "박 전 대표가 먼저 경기장에 와있었는데, 나를 보더니 화난 얼굴로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했다"며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관중들이 한반도기를 들기로 했는데 왜 태극기를 들었느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정 전 대표가 세종시 특위와 관련한 박 전 대표와의 전화통화에서도 불화가 있었다고 소개한 것에 대해서도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 전 대표가 당시 특위 신설 취지를 설명하자 박 전 대표가 `알았다'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보도된 바 있으나 그때도 박 전 대표는 전혀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박 전 대표는 `제가 얘기할 사안이 아니고 말할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며 "정 전 대표가 사실이 아닌 통화내용을 공개하자 박 전 대표는 다음날 정 전 대표에게 전화로 `안 한 얘기가 나가서..이렇게 되면 전화하기가 겁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정 전 대표 쪽은 (세종시특위와 관련) `박 전 대표가 잘 알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당시 말했으면서 이제와서 책에는 `허태열 최고와 상의하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밝혔다"며 "긍정적인 반응은 뭐고 소리를 질렀다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몽준의 비전, 정몽준의 정책, 정몽준 전 대표가 국가와 한나라당을 위해 헌신한 감동적인 스토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며 "도대체 무슨 의도로 연일 박근혜 전 대표를 비난하는 말만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정 전 대표는 (박 전 대표의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 있지도 않은 전술핵을 대필했다는 교수를 잘 안다고 했다"며 "그래서 그 교수 이름을 밝히고 거짓말을 했으면 사과하라고 요구하는데도 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도 정 전 대표가 연일 박 전 대표를 공격하는 것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종혁 의원은 "(정 전 대표가) 이런 식으로 정치하면 당내 초선들이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최경환 의원은 "정상적인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황철환 기자 hojun@yna.co.kr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