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소기업의 폐업 사례가 급증하자 국내 투자자금이 잇따라 일본 매물 찾기에 나서고 있다. 우수한 일본 중소기업을 찾아 지분을 확보한 뒤 국내 중소기업이 인수토록 하는 방식이다. 일본이 가진 원천기술을 확보해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우IB캐피탈은 최근 국내 중소기업과 일본 중소기업의 조인트벤처 설립에 30억원을 투자했다. 사실상 한국 중소기업이 일본 중소기업 지분을 확보해 기술을 이전받는 내용이다. 나우IB는 올해 중 두세 건의 추가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KTB투자증권과 KT캐피탈도 최근 정책금융공사로부터 각각 700억원을 출자받아 국내 중소기업의 일본 중소기업 투자 · 인수 매물을 물색 중이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부품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올해 안에 딜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아주IB투자는 역외펀드를 조성해 일본 기업 사냥에 나서기로 했다.

투자업계의 일본 중소기업 투자는 일본의 가업 승계 어려움,일본 대기업들의 해외 이전에 따른 수요 한계 등으로 일본 기업 인수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무르익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수 · 합병(M&A)에 대한 일본 내부의 저항감이 적어지고 정부가 나서 해외 자본 투자유치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는 점도 일본 중소기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이유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품소재와 뿌리산업 분야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일본 중소기업들이 기로에 놓여 있어 한국 기업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