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투어를 하면서 서울시향에 투자하면 확실한 수익을 책임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는 기업들이 후원하려고 줄을 서지 않습니까. 서울시향은 그에 버금가는 일을 해내고 돌아왔습니다. "

유럽 4개국 투어 공연을 마치고 지난주 귀국한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58 · 사진)은 2일 '2011 서울시향 유럽투어 및 레코딩 간담회'에서 들뜬 표정으로 소감을 말했다. "좋은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지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음악가들의 팀워크,좋은 지휘자,후원자들의 팀워크입니다. 서울시향의 연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으니 '지독하게' 밀어줘야 할 때가 왔습니다. "

올해로 출범 6주년을 맞은 서울시향은 지난달 현대자동차의 후원으로 네덜란드,오스트리아,영국,독일 등 클래식 본고장인 유럽에서 투어 공연을 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19일)과 오스트리아 그라페네크(21일) 공연은 매진됐고,영국 에든버러(24일) 공연도 80% 이상 티켓이 팔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정명훈은 빈틈없이 차이코프스키 '비창'을 지휘하면서 신경의 말단을 감정적으로 건드리지 않고도 오케스트라의 혼을 보여줬다"고 했다.

정 감독은 "영국 공연 때 조너선 밀스 에든버러 페스티벌 예술감독이 연주가 끝나자마자 무대 뒤로 따라들어와 대담하고 시적인 연주였다고 칭찬했다"며 "빨리 다시 와서 2개의 프로그램을 맡아달라고 당부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랑스 악단과의 끈끈한 유대를 과시했다. "내가 서울시향 단원들을 '나의 아이들'이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11년째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는 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 단원들에게는 '나의 천사들'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은 굴지의 매니지먼트사인 아스코나스홀트,IMG와 투어를 진행하고 도이치 그라모폰과 녹음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일본 정기공연과 미국 서부 투어,2013년에는 유럽과 중국 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