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유전자 비밀 풀었다. 건대 한상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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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토종 한우 유전자 자원 연구의 권위자인 건국대 한상기(65세 동물생명공학) 교수가 31일 정년으로 교단을 떠났다.
한 교수는 건국대 축산대학을 나와 일본 동경농업대학교에서 석?박사(분자유전학)를 받았으며 1979년부터 33년 간 건국대 교수로 재직하며 토종 한우 유전자의 비밀을 풀고 한우에서 미네랄이 우리 몸에 쉽게 흡수되도록 만드는 신물질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발견, 이를 대량생산하는 신품종 소인 ‘기능성 흑우’(일명 ‘바이오 소’)를 세계최초로 개발하는 등 생물다양성 연구의 선구자로 국내 한우 종자산업의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한 교수는 특히 교육과학기술부 생명연구자원 관리기본계획위원회 생물다양성 분과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재래가축의 혈액형, 혈청 단백질형 및 DNA형을 국내 최초로 분석하여 세계에서 고기 맛이 제일 좋다는 일본의 화우(와규)의 선조가 바로 한우임을 밝혀냈다.
한우의 우수한 유전자는 고기 맛은 물론이고, 질병에 대한 저항성도 높고, 그 유전자 중에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 한 교수는 한우에서 칼슘이나 마그네슘과 같은 미네랄의 흡수를 돕는 물질을 생산하는 유전자인 CPP-H(Mix-pep)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여 세계적 권위의 과학 학술지에 발표하고, 물질 특허 및 유전자의 세계특허를 획득했다.
한 교수는 이어 2000년 한우에서 발견된 골다공증 예방·치료 신물질인 CPP-H유전자를 홀스타인 젖소와 교배해 CPP-H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신품종 기능성 흑우(黑牛)인 ‘바이오 소’를 세계 최초로 탄생시켰다. CPP-H는 칼슘, 철분, 마그네슘 등 인체에 필요한 미네랄을 가용화시켜 흡수를 촉진시켜주는 물질이다.
한 교수의 연구 성과는 초등학교 5학년 사회과 탐구 교과서에도 게재돼 초등학생들에게 첨단기술을 이용하는 산업 중 한우 유전자자원의 중요성과 바이오 신기술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한 교수는 CPP-H유전자의 상용화에도 성공해 기능성 흑우가 생산하는 CPP-H가 함유된 한요구르트를 생산하여 시내 유명 백화점에서 5년간 마케팅 테스트를 하여 성공적으로 끝냈고, 현재는 부가가치가 높은 화장품, 건강식품, 제약분야의 신제품을 개발하여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한 교수는 이같은 한우 종자 산업 기반 구축의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정부로부터 퇴임 교원 근정 포장을 수상했다. 건국대는 이날 퇴임교원 명예교수 추대식을 열고 한 교수등 4명의 교수를 명예교수로 추대했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는 귀중한 토종 유전자 자원이 너무 많다”며 “그 유전자 자원을 이용하여 개발된 신품종, 즉 우유에서는 골다공증 치료, 예방을 할 수 있는 생리활성물질을 대량생산하고, 고혈압 및 당뇨 환자들도 즐길 수 있는 건강한 고기를 생산하는 기능성 흑우의 상용화로 막대한 종자산업의 기반 구축한 것이 학자로서 가장 보람있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21세기 바이오 시대의 핵심은 유전자 자원”이라며 “기술은 공유할 수 있지만 유전자 자원은 가진 자가 승리하는 만큼 이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가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우기자 yw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