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미 FTA는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고,성희롱 발언 파문을 일으킨 강용석 의원 제명안은 부결되고 말았다. 8월 임시국회는 그렇게 끝났다. 국가 이익보다 동료의원 감싸기가 더 급하고, 중요했던 게 지금의 대한민국 국회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FTA만큼 화급을 다투는 사안도 없다. 여야는 비준안 상정을 미국 의회에 맞춘다는 데 합의했지만 또다시 미뤘다. 설사 미국과 보조를 맞춘다 해도 최소한 상임위 처리는 끝내고 봐야하는 게 정상이다. 민주당은 10+2 재재협상안을 요구하며 발목잡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설득력도 없거니와 아예 판을 깨자는 얘기밖에 안 된다. 자신들이 집권하는 동안 타결했던 한 · 미 FTA다.

국회는 강 의원을 살려내는 데는 그야말로 한통속이 됐다. 찬성 111표,반대 134표로 제명에 필요한 198표는커녕 반대가 더 많았다. 법원은 유죄판결을 내렸고 국회는 면죄부를 줬다. 국회가 제명안 처리를 비공개로 하자고 했을 때 알아봤던 일이다. 전직 국회의장이라는 분은 "강 의원에게 돌 던질 사람이 있나"라고 했다고 한다. 이런 자기고백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지경이다. 하기야 '자연산' 발언 등 유사한 망언을 서슴지 않았던 의원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지 모르겠다. 야당도 오십보백보다. 동료를 감싸는 일이라면 여야가 이렇게 찰떡궁합일 수 없다. 자기들의 세비와 연금을 올리는 일에는 여야가 없다. 방탄국회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조폭 의리도 없다. 그런 의원들이 청문회에서는 도덕성을 외치고, 대기업 회장들을 불러 호통을 쳐댄다. 이중인격이요 위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