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이 9월1일부터 재개된다. 그러나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그 대상을 엄격하게 제한해 은행에서 대출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대출금리까지 속속 올리면서 서민들의 고통만 가중되는 분위기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신규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했던 농협은 내달 1일부터 대출을 재개하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일시 중단했던 거치식 분할 상환 및 만기 일시 상환 주택담보대출과 엘리트론 샐러리론 직장인대출 등 신용대출을 다음달부터 재개한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도 엄격하게 제한했던 신규 가계대출의 요건을 조금 완화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그러나 실질적인 대출 제한 조치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예전에는 소득증빙 서류를 요구하지 않았던 1억원 이하 주택담보대출도 최근 들어 무조건 관련 서류를 받아 보고 있다. 이는 다음달에도 계속 유지한다. 국민은행은 모든 대출에 대해 채무상환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주택 구입 자금이나 전세자금 등 실수요 대출을 증빙하는 서류를 제출하는 대출자에게만 대출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은행은 대출 억제를 핑계로 대출금리를 잇따라 올려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9일부터 일부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도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금리를 0.50%포인트 올렸다.

금융계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억제하려는 은행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제2금융권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보름 뒤 추석 대목까지 기다리고 있어 급전이 필요한 중소기업주와 서민들의 제2금융권 의존도가 심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