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서 대부분 거래…개미들 울 때 거액 챙겨

국내 온라인 주식시장에서 주가조작 세력이 활개치고 있다.

이들이 만든 것으로 의심되는 유언비어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서 온라인 주식 거래를 통해 주가에 막대한 거품이 끼는 형태로 작전이 이뤄진다.

`개미'들은 뜬소문에 홀려 폭등하던 주식을 뒤늦게 따라 샀다가 큰 낭패를 본다.

각종 주식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는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울린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인맥이 있다는 이유로 폭등했던 한 코스닥 상장사의 사례는 인터넷 주가조작과 도박을 방불케 하는 개인들의 `묻지마 투자'가 빚어낸 비극이었다.

여성의류업체인 대현의 주가는 지난달 1천원대 초반에서 이달 24일 3천860원까지 치솟았다.

이 회사 신현균 대표가 문 이사장과 절친한 사이라는 루머가 주가 급등의 빌미가 됐다.

그러나 문 이사장과 신 대표의 친분 관계의 증거로 인터넷을 떠돌던 사진 속 남자가 신 대표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거품이 터졌다.

대현은 25일부터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현재 쌓여 있는 하한가 주문은 26일 거래량의 20배가 넘는 701만주에 이른다.

얼마나 더 내려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가짜 사진 소동의 피해는 급등주를 추격매수한 일반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하지만, 주식거래 수수료와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거액을 챙긴 증권사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온라인 주식거래 1위 업체인 키움증권이 최대 수혜 업체다.

25일 대현의 매매 내용을 보면 온라인 개인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키움증권을 통한 거래가 40% 이상을 차지했다.

두 번째 규모인 미래에셋증권보다 무려 6배나 많았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5일까지 누적 집계에서도 키움증권을 창구로 한 거래가 거래량과 거래대금 기준으로 여타 증권사와 현격한 격차를 보였다.

또 다른 `문재인 테마주'로 최근 급등과 급락을 되풀이한 피에스엠씨와 S&T모터스, 시세급변과 소수지점ㆍ계좌 거래 집중으로 26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된 에이치앤티도 키움증권을 통해 대부분 거래됐다.

허위 사실을 인터넷에 유포해 주가 조작을 일삼거나 도박심리가 발동해 묻지마 투자에 나선 개미들의 주된 놀이터로 키움증권이 활용된 셈이다.

테마주나 시세급변 종목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았을 때 일차적인 책임은 투자자 개인에게 있으나 테마주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무모한 투자를 부추기고, 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증권사도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28일 "온라인 개인고객의 비율이 높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고객의 피해를 줄이고자 변동이 심한 종목의 증거금률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송혜진 기자 double@yna.co.krhope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