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현대상선 지분을 최대 2% 사들여 현대그룹의 백기사로 나선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상선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3일 대우조선과 보통주를 대상으로 하는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앞으로 현대상선 보통주를 2% 또는 1000억원에 해당하는 주식 중 적은 수량을 매입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주식 매입 수량은 추후 확정해 공시할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지분 취득을 완료한 뒤에는 현대엘리베이터와 공동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대우조선은 또 3년 후 현대상선 주식을 현대엘리베이터나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명하는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를 갖는다. 현대그룹으로서는 대우조선해양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여 최대 2%의 현대상선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셈이다.

현재 현대상선 지분은 현대엘리베이터가 39.6%를 갖고 있으며, 비우호세력인 현대중공업이 16.35%,현대건설이 7.71%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현대상선은 지난 10일 총 6950억원 규모의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대우조선에 발주했다. 현대상선이 주력 상선을 현대중공업이 아닌 다른 조선사에 발주한 것은 처음이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런 조치가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간 경영권 분쟁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