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차 양적완화 여부 9월 결정…버냉키 "장기 경기전망은 낙관적"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 부양을 위한 3차 양적완화(통화 추가 공급) 정책 시행 여부를 9월 말로 미뤘다. 경기부양책 연기로 미국 증시는 하락 출발했지만 추가 조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등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26일(미국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세계 중앙은행 총재 연례 콘퍼런스에서 "추가 양적완화 정책 시행 여부를 내달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Fed는 추가 통화공급을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갖고 있다"며 "통상 하루 만에 끝나는 FOMC 회의를 9월엔 이틀간 열어 추가 부양책의 장단점을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은 "글로벌 경제 회복이 더딘 이유는 부동산 시장이 심각한 침체의 늪에 빠져 있고 역사상 유례없는 재정위기가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미국 경제는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어 장기 전망은 낙관적"이라며 "다만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특히 9%대로 고공행진 중인 미국의 실업률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수년간 직업이 없는 채로 지내는 것은 감당할 수 없다"며 "실업이 미국 경제의 잠재력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정치권에 대한 불신도 언급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여름 내내 지루하게 이어진 정치권의 협상은 금융시장을 교란시켰을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를 위기에 빠뜨렸다"며 "미 의회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