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상장 후 최저가로 주저앉았다. 주가는 주당순자산가치(BPS)에 근접할 정도로 싸졌지만 상승 반전을 이끌 만한 재료가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26일 100원(0.12%) 내린 8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이틀째 올랐지만 삼성생명 주가는 지난 24일 이후 사흘 연속 하락했다. 이날 종가는 작년 5월13일 상장 이후 최저가다. 공모가(11만원)보다 2만6000원(23.63%) 낮은 수준이다. 삼성생명은 6개월째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최근 금리 하락에 따른 자산 운용 부담이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제 불안으로 장기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다"며 "생보사로서는 수익을 내는 데 위험이 높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90조원 이상을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에 운용하고 있다.

또 다른 주가 약세 원인은 수급에 대한 부담이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CJ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든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매물이 시장에 흘러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CJ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다음달 3일까지 삼성생명 지분 3.2%와 CJ창업투자 지분 90% 등 금융 자회사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한다.

다만 삼성생명 주가가 싸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안정적인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보장성보험과 연금 부문의 성장이 삼성생명의 기업가치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송 연구위원은 "올 예상 순이익 1조2000억원을 달성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올 예상 BPS는 8만원으로 현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겨우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생명 주가가 당분간 상승 계기를 찾긴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한 자산운용 수익률 악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