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힘 내라고 박 대표께 박수 한번 쳐 드립시다."

지난 23일 삼성증권 프라이빗뱅커(PB)들과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대표가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박수가 나왔다.

이틀간에 거쳐 삼성증권 PB를 대상으로 열린 간담회에서 최근 부진한 수익률로 고전하고 있는 박 대표에게 PB들이 어색하지만 격려성 박수를 보낸 것이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신뢰에 타격을 드린 것 같아 매우 죄송하다"며 몸을 낮췄다. 이어 "브레인투자자문 직원들이 먹을 욕을 삼성증권 PB들이 대신 먹고 있어 힘들 것"이라고도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익률 고공행진으로 찬사를 받았던 브레인투자자문의 달라진 상황을 체감케 하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 자문형 랩어카운트 열풍을 일으킨 두 장본인인 삼성증권과 브레인투자자문의 현 주소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한 장면이라는 점에서 격세지감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24일 현재 코스피 지수가 약 3주 동안 20% 급락하면서 자문형랩의 수익률도 크게 악화됐다. 특히 A증권사가 집계한 모델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자문형랩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았던 브레인투자자문의 최근 한달 수익률은 지난 23일 기준 -22.74%로 코스피 지수(-18.17%)나 다른 자문형랩 수익률보다 부진하다.

그나마 세이에셋자산운용(-8.95%), 이스타투자자문(-11.55%), 유리치투자자문(-12.31%), AK투자자문(-13.75%) 등의 자문형랩은 지수 대비 선방했지만 절반 가까운 자문형랩들이 현재 시장보다 못 미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한 삼성증권 PB는 "최근 시장이 급변동하면서 고객들의 불안이 커 이 같은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자문형 랩뿐만 아니라 주식이나 펀드 투자자들 모두 불안해하고 있어 PB들도 부담감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PB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봄까지는 어려운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피 지수 1700선에서 1800선 중반까지 '미니랠리'가 펼쳐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 국가의 디폴트를 막게 된다고 하더라도 재정지출 감소로 경기둔화가 야기될 수 있고, 미국 또한 10년 동안 2조4000억달러의 재정지출 축소에 합의함으로써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상반기에는 개별 매매로 수익을 내기가 매우 어려웠지만 침체 시기에도 수익이 날 기회는 있다"며 "미니랠리를 이용해 수익내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기 낙폭이 과대한 종목이 시장 반등 초기에는 가장 빠르게 상승하므로, 60%이상 과도하게 하락한 종목 위주로 편입하되 3% 이내로 편입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대표는 "어떤 상황이 와도 정신을 놓치 않고 반드시 (손실을)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시한번 몸을 낮췄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