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은 "여성 인력도 사장까지 돼야 한다"며 "그래야 여성들도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고 23일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삼성전자 서초 사옥으로 출근,그룹 내 여성 임원 7명과 점심을 함께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오찬에는 삼성 내 최고위 여성 임원인 최인아 제일기획 부사장과 심수옥 삼성전자 전무,김유미 삼성SDI 전무 등이 참석했다. 이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 삼성에버랜드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 제일기획 부사장도 여성 임원 자격으로 배석했다.

이 회장은 여성 임원들이 일과 가정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들은 뒤 "여성은 능력도 있고 유연하다. 남성들과의 경쟁에서 질 이유가 없다. 이길 수 있고 또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은 평소에도 '여성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자전거 바퀴 두 개 가운데 하나를 빼놓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해왔다"며 "올해 말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여성 인력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삼성전자는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중을 현재 1.4%에서 2020년까지 1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이 회장에게 보고했다.

삼성 임직원 21만명 가운데 여성 인력은 5만6000명으로 26.7%를 차지하고 있으나 임원은 전체 1760여명 중 34명(1.9%)에 불과하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