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의 황동혁 감독이 "'도가니'는 '식객'과 같은 음식 영화가 아니다"고 제목에 대한 오해를 해명했다.

22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도가니'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황동혁 감독은 "'도가니'라고 하니 사람들이 도가니탕에 관련된 음식 영화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도가니'란 대장간에서 쇠붙이를 녹이는 그릇"이라고 설명했다.

공지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도가니'는 미술교사 강인호(공유 분)가 2001년부터 4년 동안 한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벌어진 무차별적인 성폭행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고발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는 "소설 속에 ‘정말 미친 광란의 도가니가 아니냐’라는 대사가 있다. 책을 읽고 공지영 작가 왜 이런 제목을 붙이게 됐는지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황 감독은 "작품 제의를 받고 한 달 정도 고민했다. 실화인지 모르고 책을 읽었다가 후기를 보고 실화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실화이기 때문에 망설였으나 결과적으로 실화이기 때문에 만들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사건 자체가 굉장히 어둡고 무게감 있기 때문에 영상으로 옮긴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원작과 실화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를 극적인 긴장감을 살려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지영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현실은 너무나도 끔찍해서 소설로도 담아낼 수 없을 정도"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공 작가의 말에 동조하며 "영화는 글과는 달라 소설보다 현실을 덜 담았음에도 충격적" 이라면서 "모든 사실을 영화로 찍어버리면 너무나도 보기 힘든 영화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영화의 소재나 영화 자체가 천연덕스럽게 '흥행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 어려운 영화임은 확실하다. '도가니'는 그냥 묻혀지기엔 안타까운 이야기다. 그런 의미에서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공유, 정유미 등이 출연하는 영화 '도가니'는 다음달 개봉된다.

한경닷컴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 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