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도 실패했다. 오랜만에 아내와 영화나 한 편 볼까 했는데, 그게 그렇게 큰 바람인 걸까?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나? 내 자식이지만 정말 해도 너무하다. 대체 이 쪼그마한 몸 어디에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동화책을 읽어줘도, 따뜻한 우유를 먹여도, 달래도 보고 윽박질러봐도 소용이 없다. 어느덧 새벽별이 떴다. 아아, 끊었던 담배가 생각나는 밤이다."

밤에 안자는 아이들을 재우다 '분통'을 터트린 부모들을 위한 신간 '재워야 한다. 젠장 재워야 한다'(애덤 맨스바크 | 역자 고수미 | 그림 리카르도 코르테스 | 21세기북스)가 출간됐다.

아이의 에너지는 무한하다. 아이는 커갈수록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밤마다 반짝이고, 하루종일 업무에 지친 엄마와 아빠의 생활을 감시하기 시작한다.

부모 입장에서 잠들지 않는 아이는 무척 난감하다. 그리고 아이를 재우느라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이가 잠자는 시간이 늦어질수록 부모의 개인적인 시간이 줄어든다. 그로 인해 부부 사이의 역할 미루기, 여가 시간 부족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저자 애덤 맨스바크는 3살 된 딸 아이 비비안을 재우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욕을 몇번이나 참았다.

그날도 어김없이 딸 아이 재우기에 진이 빠진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다음 책의 제목은 ‘Go the Fuck to Sleep’이 될 거야"라는 글을 남겼다.

글의 반응은 폭발적이였다. 아이를 재우다가 목구멍까지 올라온 욕을 삼킨 부모는 비단 저자뿐 아니었다.

애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시작한 이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잠이 안드는 아이들 때문에 화병에 걸릴 것 같은 부모들을 위로하고 대신 욕해주는 그림책을 만들었다.

저자는 "이 책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어라" 며 "칭얼대는 아이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달래고만 있을 부모들을 위한 통쾌한 '욕 그림책'"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애덤은 페이스북에서 열화와 같은 성원을 이끌어냈다. 책 출간 전부터 많은 부모들로부터 책에 대한 큰 관심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이 책의 편집자는 "잠 안 자는 아이 때문에 화가 치밀 때마다 이 책을 펼쳐보세요. 분노가 웃음으로 바뀔 겁니다"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