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시계를 구입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단연 백화점이다. 길가에 시계 전문숍이 많은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백화점이 거의 유일하게 고급 명품시계부터 저렴한 패션시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랜드와 모델을 구비하고 있다.

명품시계는 대개 백화점 1~2층에 자리잡은 명품 브랜드 부티크나 편집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패션시계는 백화점 지하 1층~지상 2층에 있는 '스와치 편집매장','갤러리어클락','파슬' 등 시계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주요 백화점들은 최근 불고 있는 '시계 열풍'에 힘입어 관련 매출이 크게 늘어나자 앞다퉈 시계 매장 확장 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2009년 18% 수준이던 롯데백화점의 명품시계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30.9%로 늘었으며,올 들어 7월까지는 36.7%로 확대됐다. 작년 말 서울 소공동 에비뉴엘 2층에 예거르쿨트르와 랑게운트죄네 부티크를 여는 등 명품시계 라인업을 강화한 덕분이다. 올가을에는 이곳에 바쉐론콘스탄틴과 IWC 단독 부티크도 들여놓고,제니스 매장도 마련하기로 했다.

패션시계 매장도 크게 넓혔다. 롯데의 패션시계 매출 성장률은 △2009년 17.1% △2010년 23.5% △2011년 1~7월 33.6%로 명품시계 못지 않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는 작년 11월 일산점에 연 대규모 패션시계 편집숍인 '타임즈 에비뉴'를 주요 점포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백화점도 시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무역센터점에 예거르쿨트르 점포를 낸 데 이어 지난 19일 문을 연 대구점에는 명품시계 매장을 330㎡(100평)나 내줬다. 몽블랑 오메가 IWC 예거르쿨트르 크로노스위스 보메메르시에 위블로 등이 들어섰다. 임부환 현대백화점 명품시계 바이어는 "올 들어 8월16일까지 명품시계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9%나 증가했다"며 "하반기 중 압구정 본점에 블랑팡 입점을 추진하는 등 명품시계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아르마니,스와치 등 패션시계 매장도 순차적으로 늘려 나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서울 충무로 본점 명품관 지하 1층에 명품시계 브랜드인 바쉐론콘스탄틴과 IWC 매장을 열었다. 바쉐론콘스탄틴과 IWC가 신세계에 둥지를 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는 연내 본점 명품시계 매장을 확대한 뒤 내년에는 강남점의 명품시계 매장을 넓힐 계획이다.

갤러리아는 연내 압구정동 명품관 이스트에 명품 중 명품시계로 불리는 파텍필립 매장을 연다. 바쉐론콘스탄틴 브레게 IWC 예거르쿨트르 크로노스위스 등이 이미 자리잡은 만큼 웬만한 명품시계는 한번에 다 둘러볼 수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