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거르쿨트르는 178년 전통과 역사를 지닌 스위스 시계의 명가(名家)다. 1833년 스위스 시계의 발상지인 발레드주 계곡에서 출발한 예거르쿨트르는 남들과 차별화한 높은 기술력과 장인정신,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세계 톱클래스 명품시계 반열에 올랐다.

무브먼트(동력장치)부터 케이스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조 과정을 100% 자체 공장에서 완성하는 매뉴팩처(manufacture) 브랜드로 나사와 톱니바퀴 등 시계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을 자체 생산한다. 시계 제조 관련 390개 이상의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1260개의 무브먼트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복잡하며 창의적인 기계식 시계를 만드는 브랜드로 명망이 높다.

예거르쿨트르가 1931년 선보인 '리베르소'는 이 브랜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라인이다. 기마 스포츠인 폴로경기 도중 충격에 파손되기 쉬운 시계판을 보호하기 위해 시계 케이스가 18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라인은 다양한 기술력과 기능이 보태져 매년 새로운 모델로 진화했다. 예거르쿨트르가 올해 신제품으로 내놓은 '그랑 리베르소 울트라씬 트리뷰트 1931'은 리베르소 탄생 80주년을 맞아 제작한 제품이다. 모델명에서 알 수 있듯이 1931년 생산된 최초의 리베르소 제품 디자인을 기본으로 만들었다. 시침과 분침을 단검 모양으로 만든 게 인상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브랜드명 없이 'REVERSO'라는 모델명만 새겨져 있는 원래의 시계판을 그대로 재현했다"며 "가장 고전적인 스타일로 시간과 분을 표기하는 것도 이 제품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마스터 울트라씬 문'은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과 손목시계의 핵심적인 기능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고전적인 느낌의 은빛 시계판 위에 시침,분침,초침으로만 모양을 냈다. 6시 방향에 장착한 '문페이스'(날짜에 따라 달의 모양 변화를 보여주는 기능)와 날짜창으로 포인트를 줬다. 예거르쿨트르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만든 4.9㎜의 초박형 울트라씬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케이스 뒷면을 투명한 사파이어 글래스로 만들어 정교하게 움직이는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다.

'마스터 지오그래픽'은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를 겨냥해 고전적인 디자인과 예거르쿨트르만의 혁신적 기술력을 결합해 완성한 신제품이다. 시계판 6시에 세계 24개 주요 도시명을 표기한 '시티 다이얼'이 있어 전 세계 시간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24시간 타임존을 나타내는 시티 다이얼이 6시 방향의 듀얼 타임을 표기하는 다이얼과 맞물려 작동하기 때문에 한 곳의 시간을 세팅해 놓고 시티 다이얼을 돌리면 해당 도시의 타임존 시간대가 저절로 맞춰지도록 했다. 10시 방향에는 40시간 파워리저브(태엽을 끝까지 감았을 때 동력이 유지되는 기간)를 알려주는 디스플레이창,2시 방향에는 날짜창,9시 방향에는 낮과 밤을 표시하는 인디케이터가 자리하고 있다.

예거르쿨트르의 다이빙 시계 라인은 1959년 선보인 '메모복스 딥씨'에서 출발한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알람 기능을 장착한 오토매틱 다이빙 시계였다. 1500m 방수 기능에 수면으로 돌아올 시간을 알려주는 다이빙 알람 기능이 있어 출시 당시 시계 업계에 화제를 일으켰다. 올해 신제품인 '메모복스 트리뷰트 투 딥씨'는 1959년 제품을 복원한 다이빙 시계다. 시계판 지름이 39㎜에서 40.5㎜로 약간 커졌을 뿐 기능이나 디자인이 원래 모델과 거의 동일하다. 무브먼트도 원래 모델과 같은 '오토매틱 예거르쿨트르 칼리버 956'을 장착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