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神의 땅' 내리치는 각성의 회초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QR코드 찍으면 지난 풍경 사진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 QR코드 찍으면 지난 풍경 사진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한여름 '신의 땅' 티베트 라싸에 가공할 천둥이 지축을 흔든다. 짙은 보랏빛 구름 아래로 떨어지는 거대한 낙뢰가 심상치 않다. 라싸는 17세기 '관음보살의 환생'인 달라이라마 5세가 포탈라궁에 터를 잡은 이래 300여년간 티베트인의 영적인 중심지였다.
안타깝게도 이 땅은 1959년 14대 달라이라마의 망명 이후 성지의 순수성을 상실했다. 달라이라마가 거처하던 포탈라궁(오른쪽)은 볼거리로 변질됐고 순례자는 양 무릎과 팔꿈치,이마를 땅에 대며 자신을 낮추는 대신 열차를 타고 와 두툼한 시줏돈으로 죄를 씻으려 한다.
드뷔시의 '달빛'을 들으며 천진난만한 미소를 띠던 영화('티베트에서의 7년') 속 달라이라마의 순수함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걸까. 신의 땅에 내리친 번개는 아마도 욕망에 찌든 우리네 영혼의 각성을 촉구하는 신의 회초리일지도 모른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