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회의 및 비즈니스 공간으로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궁궐의 전각 수를 대폭 늘렸다. 지난해에는 창덕궁 연경당 내 선향재 한 곳을 시범 개방했지만 올해엔 9월과 10월 두 달간 4개 궁궐의 9개 전각을 활용키로 했다. 궁궐의 전각 내부는 그동안 일부를 관람할 수 있지만 사용할 수는 없었다.

이번에 개방되는 전각은 경복궁 3개소(자경전 수정전 함화당),창덕궁 3개소(가정당 한정당 낙선재),창경궁 2개소(통명전 숭문당),덕수궁 1개소(정관헌)다. 10명에서 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신청자의 희망에 따라 회의실,교육장,소규모 모임이나 회합을 위한 장소로 공개한다. 단 문화재 보존과 궁궐의 역사성을 훼손하지 않는 모임이어야 한다.

이들 전각의 사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전각별 사용가능 요일 및 전기 전등 냉난방 등 편의시설 지원에는 제한이 있다. 그외 필요한 집기류는 신청자가 준비해야 한다. 음료 등 사전에 협의된 간단한 다과만 반입할 수 있다. 사용료는 첫 1시간 36만원,추가 시간당 18만원.궁궐 입장료(1000~3000원)도 따로 내야 한다.

전각사용 신청은 사용 5일 전까지 문화재청 고객지원센터(e-minwon.go.kr/법정민원신청)를 통해 하면 된다. 궁궐 담당자와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문화재청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신청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문화재청 활용정책과 이종희 사무관은 "지난해 창덕궁 연경당의 선향재를 한시 개방한 결과 큰 호응을 얻어 올해 확대 시행하게 됐다"며 "이번 운영 결과에 따라 궁궐 전각 사용을 제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궁궐 전각의 사용 여건과 기준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우리 전통이 살아있는 마루와 방은 물론 전각 자체의 멋과 아름다운 주변 경관이 어우러진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며 "외국 기업과의 비즈니스 미팅 등 차별화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모임에 잘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