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되는 등 유럽의 실물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AP통신은 16일 유럽통계청(유로스타트)의 발표를 인용해 유로존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1분기 증가율(0.8%)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당초 예상치(0.3~0.4%)를 밑돌았다.

2분기 경제성장 둔화는 '유럽의 성장엔진'으로 불리는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주요국들의 부진 탓이다. 이날 독일 연방통계국은 2분기 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0.1%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0.5%를 크게 밑돌면서 2분기에 사실상 '제로성장'에 머물렀다. 지난 1분기 성장률 1.3%와 비교하면 급전직하 수준이다. 연방통계국 관계자는 "수입이 수출보다 큰 폭으로 늘어 재고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며 "개인 소비와 건설 분야도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유로존 주요국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주 프랑스의 2분기 성장률은 0%로 나타났고 이탈리아는 0.3%,스페인은 0.2%를 각각 기록했다.

전망도 좋지 않다. 지난 6월 독일 분데스방크는 올해 GDP 증가율을 3.1%로 내다봤고 내년엔 1.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위르겐 미헬스 씨티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성장률은 올해 말까지 저조할 것"이라며 "유로존 경제 둔화 조짐은 독일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물가는 비상이다. 영국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4%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부진한 경제지표로 인해 이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증시는 1~2%대 하락 출발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