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佛 재정대책 기대감…유로화·위안화 동반 강세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전 주말보다 8원50전 내린 1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067원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4% 넘게 급등한 데다 이달 들어 지난 주말까지 5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이날 10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환율은 장 초반부터 하락(원화 강세) 압력을 받았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600억원가량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주식시장 강세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한국을 떠날지 모른다는 '셀 코리아' 우려가 줄어들면서 원 · 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며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 재정위기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유로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위안화도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인 것도 원화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070원 밑에서는 수입업체들의 결제용 달러 매수가 꾸준히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장기적으로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요동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화자금 사정도 다소 개선됐다. 3개월물 스와프포인트는 전 주말보다 30전 오른 4원90전을 기록하며 7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스와프포인트는 외국인이 국내 은행에 달러를 맡기고 원화를 빌릴 때 적용되는 비용으로 높을수록 외화 유동성이 좋다는 뜻이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연일 하락하던 국고채 금리는 이날 상승세(채권가격 하락)로 돌아섰다. 3년 만기와 5년 만기 국고채 금리 모두 0.01%포인트씩 오른 연 3.50%와 연 3.69%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그동안 가팔랐던 채권금리 하락세가 멈췄다.
김이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은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한국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면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요즘 국내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은 상당히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선 우량채권과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가 차별화되고 있는데,한국은 우량채권 대접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