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비롯한 주요국과 글로벌 투자자들이 2년여 만에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을 줄였다. 반면 중국은 3개월 연속 순매수하며 미 국채 보유량을 늘려 대조를 이뤘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16일 미 재무부 월간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6월 말 현재 외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5월보다 183억달러 줄어든 4조500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 국채 보유액을 줄인 것은 2009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리브해 인근 국가들이 89억달러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캐나다(65억달러) 러시아(54억달러) 브라질(43억달러) 등이 물량을 대거 내놨다. WSJ는 룩셈부르크 케이맨군도 등 조세회피지역에 설정된 사모펀드(PEF)들도 미 국채를 집중적으로 내다판 것으로 분석했다. 투기성이 강한 일부 사모펀드들은 미국의 재정위기와 경기둔화 등을 우려해 미 회사채도 상당량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채 보유국 2위인 일본 역시 지난 6월 14억달러 순매도해 보유액이 9110억달러로 줄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재무성 자료를 인용해 지난 2분기(4~6월)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매각한 미 국채는 390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일본은 이 기간 독일 국채도 236억달러 팔아 치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월 이후에도 미국과 독일 국채 매도액이 매수액을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은 6월 57억달러 순매수해 미 국채 보유액을 1조1660억달러로 늘렸다.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순매수 중이다. 이와 관련,중국 언론들은 17일부터 6일간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미 국채의 안전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