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국내 증시가 대외 호재를 한꺼번에 반영하며 큰 폭으로 반등하고 있다.

16일 오후 1시1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8.52포인트(3.82%) 급등한 1861.83을 기록 중이다.

유럽 증권시장감독청(ESMA)이 4개국 주식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린데 이어 미국 7월 소매판매가 증가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식시장이 전날(15일) 광복절을 맞아 휴장한 상황에서 일본(1.37%)과 중국(1.30%) 대만(2.39%) 시장은 먼저 안정세를 되찾았다. 뉴욕증시도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등 인수합병(M&A) 호재로 사흘째 올라 국내증시가 '키 맞추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광복절 연휴였던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글로벌 증시는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며 "국내 증시도 더 하락할 이유가 없는데다 이미 바닥을 확인해 반등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발 긍정적인 이슈 외에도 일본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며 "미국 경기 모멘텀(상승 동력)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던 일본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돼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큰 흐름 상에서 이날 증시 반등은 달러약세 전망을 바탕으로 한 위험자산 선호현상 덕분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갔다"며 "하지만 미국의 초저금리 기조 유지 결정을 고려하면 점차 이머징(신흥국)시장으로 자금이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시스템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이 낮고, 이후 2년간 미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에 대한 걱정이 낮춰졌다는 점에 비춰 증시 조정 요인과 투자심리가 진정된 다음에는 강한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이머징 시장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

16일(현지시간) 예정된 독일과 프랑스 정상회담 결과는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할 중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에도 시장 이목이 집중돼 있다.

박 연구원은 "유럽 경기는 이미 꺾인 것으로 보이고 미국의 경우도 경제지표가 둔화되면서 성장률 컨센서스(평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공포심리로 과도하게 떨어졌던 지수 급락분이 만회되고 나면 지수 상단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른 1차 반등 목표치는 1900선 전후를 제시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대외 불안이 안정되면 예상외로 빠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변동성이 높은 회복 국면이 진행될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1차적으로는 최근 하락 폭의 38.2% 정도를 회복하는 수준인 1930~1940선까지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 김효진 기자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