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편성 시즌…"재정부는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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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25시
청탁전화 폭주 업무 '마비'…장관·의원도 '돈 좀 주소'
청탁전화 폭주 업무 '마비'…장관·의원도 '돈 좀 주소'
내년 예산안 편성을 한 달여 앞두고 곳간 열쇠를 쥔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국회의원과 장관들의 '예산 로비'가 치열해지고 있다.
재정부의 한 1급 간부는 최근 근무시간을 쪼개 여의도 국회에 다녀왔다. 한 국회의원이 지역구 예산 증액을 요청하기 위해 국회로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예산 편성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데도 청탁의 대상이 됐다.
그는 "국회의원이 불러 지역구 예산을 신경써 달라고 부탁했다"며 "과천으로 찾아오는 국회의원들은 그나마 양반"이라고 말했다.
예산안을 직접 짜는 공무원들은 말할 것도 없다. 예산 업무를 총괄하는 한 간부는 국회의원이나 부처 · 지자체 관계자들의 전화에 대응하느라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다.
재정부 수장인 박재완 장관도 바빠졌다. 장관이나 지자체 단체장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재정부를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지난주 박 장관을 만나 30분가량 면담했다. 서 장관은 농식품부가 올린 예산안을 최대한 반영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 관계자는 "서 장관을 비롯해 부처 장관과 지자체 단체장들이 박 장관을 찾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무급에서는 예산 증액을 둘러싼 승강이가 벌어지고 있다. 예산실 앞 복도는 각 부처에서 몰려든 관계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예산실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로비를 차단하기 위해 문 앞마다 "음료수 등 음식물을 사양합니다"라는 문구를 걸어 놓고 있다. 예산 편성 기간 중에는 외부인과 식사를 하지 말고 구내식당을 이용하라는 내규도 만들었다.
예산실 관계자는 "각 부처들도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정작 본인과 연관된 업무는 일단 예산을 많이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예산 편성 업무만 해도 벅찬데 부처들과 승강이까지 하느라 진이 빠진다"고 하소연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
재정부의 한 1급 간부는 최근 근무시간을 쪼개 여의도 국회에 다녀왔다. 한 국회의원이 지역구 예산 증액을 요청하기 위해 국회로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예산 편성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데도 청탁의 대상이 됐다.
그는 "국회의원이 불러 지역구 예산을 신경써 달라고 부탁했다"며 "과천으로 찾아오는 국회의원들은 그나마 양반"이라고 말했다.
예산안을 직접 짜는 공무원들은 말할 것도 없다. 예산 업무를 총괄하는 한 간부는 국회의원이나 부처 · 지자체 관계자들의 전화에 대응하느라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다.
재정부 수장인 박재완 장관도 바빠졌다. 장관이나 지자체 단체장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재정부를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지난주 박 장관을 만나 30분가량 면담했다. 서 장관은 농식품부가 올린 예산안을 최대한 반영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 관계자는 "서 장관을 비롯해 부처 장관과 지자체 단체장들이 박 장관을 찾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무급에서는 예산 증액을 둘러싼 승강이가 벌어지고 있다. 예산실 앞 복도는 각 부처에서 몰려든 관계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예산실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로비를 차단하기 위해 문 앞마다 "음료수 등 음식물을 사양합니다"라는 문구를 걸어 놓고 있다. 예산 편성 기간 중에는 외부인과 식사를 하지 말고 구내식당을 이용하라는 내규도 만들었다.
예산실 관계자는 "각 부처들도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정작 본인과 연관된 업무는 일단 예산을 많이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예산 편성 업무만 해도 벅찬데 부처들과 승강이까지 하느라 진이 빠진다"고 하소연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