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암동 고려대에서 지난 13일까지 열린 '세계계량경제학회 아시아학술대회(AMES)'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매스킨 교수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한 주 동안의 금융불안 사태에 대해 "위기라고 부를 수 없다"며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리더십 부재가 드러난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매스킨 교수는 그러나 "앞으로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이 오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며 "세계는 아직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체력이 매우 약한 상태"라며 "경제가 튼튼하지 않을 때 공공 지출을 줄이는 것은 아주 바보 같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이 장기적으로 재정 지출을 조금씩 줄여 나갈 수 있지만 당장 내년,내후년에 할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재정부채가 늘어나고 글로벌 불균형이 심해지는 것에 대해서도 "지금 같은 시점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며 "미국 경제가 급격히 악화됐을 때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다면 차라리 재정부채가 지금보다 좀 더 늘어나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설명했다.
매스킨 교수는 미국의 제로 금리 2년 연장 발표에 대해 "물가가 오를 때는 이자율을 고정시키는 것이 문제일 수 있지만 지금은 물가 상승 우려가 적은 만큼 그런 정책을 쓰는 것이 맞다"고 옹호했다.
유럽 경제와 유로존의 미래에 대해서는 "유럽 정치인들이 적절한 행동을 취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것 같다"며 "공동 통화를 사용하면서 재정정책을 제각각으로 쓴다면 (유로 체제는) 지속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유일한 해법은 재정정책도 통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