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살아보기(A year without made in china)'.2007년 미국에서 출간된 책이다. 중국산 제품이 생활과 집안 곳곳에 파고들어왔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줘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 소비자가 구매하는 제품 중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도 못 미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갈리나 헤일과 연구자문관인 바트 하빈이 미국 상무부 노동부 통계청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 국민이 소비하는 공산품 중 88.5%는 미국산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1.5%에서 중국산 제품을 따져보니 전체의 2.7%만이 '메이드 인 차이나'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중국산 제품에도 미국에서 만든 부품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중국산 제품의 비중은 이보다 더 낮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빈은 "88.5%의 미국산 제품에도 중국에서 수입한 부품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실제로 중국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9%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 판매가를 기준으로 볼 때 중국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몫도 크지 않다. 예를 들어 70달러에 미국에서 팔리는 중국산 운동화의 경우 △선적비용과 미국 내 매장 임대료 △미국 유통업체 주주 배당이익 △마케팅 비용 등을 빼면 중국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건 31.5달러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WSJ는 중국이 미국에 주로 수출하는 품목인 전자기기와 의류가 유통마진이 큰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중국이 미국에 수출한 전자제품과 의류는 전체 수출품의 33%를 차지했다.

헤일은 "중국의 인플레로 중국 수출품 가격이 상승해도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이 5%대를 기록한다고 가정했을 때 미국 개인소비지출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0.1%포인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