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에 빠진 증시에서는 어떤 투자전략이 유효할까.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거울로 삼아 하락장에서 양호한 수익률을 냈던 유망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걸 검토해 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근 매수 강도를 늘리고 있는 자산운용사의 매수종목과 영업이익률이 높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이 그 대상이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

과거 금융위기 당시에는 자산운용사의 매수강도가 높고,영업이익률과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이 양호한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장세에 대해 "지금의 미국발(發) 위기와 과거 금융위기 때를 비교하면 주가와 밸류에이션 추이는 상당히 비슷하지만 이익,수급적인 측면에서는 더 양호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지금 같은 불확실한 장세에서는 수급과 영업이익률,배당수익률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코스피지수가 70포인트 이상 빠진 9일 외국인은 1조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지만 자산운용사는 185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금융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는 주식 매수에 나선 상황이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매도에 대한 수급적인 방어막이 될 수 있어 자산운용사 매수 상위종목은 긍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최근 1주일간 자산운용사들은 홈쇼핑 종이 목재 섬유의복 호텔레저 유통업종을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 상위종목

과거 하락장에서는 이익모멘텀보다는 영업이익률 상위 종목의 수익률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 수익성 높은 종목이 외부 충격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과거 조정기(2008년 5~11월) 배당종목들은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현재,안정적인 수익률을 담보하는 배당주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3가지 요소를 두루 갖춘 유망 종목으로는 외환은행 두산 KCC 현대해상 CJ 세아베스틸 현대증권 코리안리 메리츠화재 동양종금증권 대신증권 한솔제지 등 12개가 꼽혔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으로는 외환은행(11.4%) 대신증권(9.2%) 메리츠화재(4.1%) 순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 상위 종목도 CJ(80.9%) 두산(21.4%) 현대증권(17.6%) 외환은행(17.6%)이 지목됐다. 투신의 매수강도가 높은 종목은 CJ 메리츠화재 한솔제지 등이 꼽혔다.

◆주가 급락해도 들고가야 할 종목

하나대투증권은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꼭 들고가야 할 종목을 추천했다. 구체적으론 신한지주 KT&G 삼성SDI 하이닉스 풍산 호텔신라 웅진코웨이 하나투어 모두투어 기아차 삼성엔지니어링 한화케미칼 동양생명 엔씨소프트 등 18종목이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현 장세에 대해 "미래에 대한 우려감이 먼저 반영돼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제 펀더멘털과 투자심리가 동시에 악화되고 있어 지수하락이 마무리됐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폭풍이 지난 후를 고려해 꼭 들고 있어야 할 종목들"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