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을 감안한다면 꽤 좋은 플레이를 했다."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도 우승 갈증을 해소하지 못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여전히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즈는 7일(현지시간) 끝난 대회 마지막 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37위(1오버파 281타)로 그쳤다.

대회장인 파이어스톤 골프장은 우즈가 일곱 차례나 우승한 '텃밭'이나 다름없는 코스였기에 팬들은 이번 대회 성적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12년 동안 호흡을 맞췄던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를 해고한 뒤 처음 나온 대회였기에 우즈의 성적은 더욱 관심을 끌었다.

우즈는 1999년 윌리엄스를 캐디로 고용한 뒤 메이저 14승 가운데 13승을 합작해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특히 브리지스톤 대회 7회 우승도 모두 윌리엄스의 도움으로 일궈냈다.

그러나 우즈는 지난달 말 "변화를 줄 시점이 됐다"며 윌리엄스와 결별을 선언하고 이번 대회에서는 자신의 친구인 브라이언 벨에게 골프백을 맡겼으나 성적이 기대에 못미쳤다.

하지만 우즈는 "성적에 관계없이 대회에 나온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면서 "특히 이번 대회에서 샷 감각이 매우 좋았다.

그것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 남은 숙제다"라고 말했다.

우즈는 최종라운드에서 2번홀(파5)과 5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 선두 추격에 나섰지만 6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 힘을 잃었다.

고질적인 티샷 난조가 문제였다.

이번 대회 동안 우즈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39%에 불과했다.

우즈는 "처음 시작할 때는 샷 감각이 좋았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감각을 잃어 버렸다"고 털어놓았다.

미국의 골프전문 사이트 '골프닷컴'은 우즈가 부상 때문에 3개월간의 공백기를 가진 것치고는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분석했다.

골프닷컴은 "우즈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낮지만 파이어스톤 골프장의 페어웨이는 PGA 투어가 열리는 코스에서 가장 폭이 좁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즈는 4라운드 동안 평균 퍼트수 29.3개를 기록했지만 이는 그린 적중률이 65%인데 비해 그리 나쁘지 않은 수치라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우즈의 남은 시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올 시즌 7개 대회밖에 출전하지 못한 우즈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랭킹에서도 124위로 밀렸다.

다음 주 개막하는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순위를 유지하지 못하면 125위까지 출전하는 플레이오프 첫 번째 대회인 바클레이스에도 나가지 못할 수 있다.

절친한 친구이자 필드의 조언자였던 캐디 윌리엄스와 결별한 우즈가 자신감만으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