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3만弗의 레포츠' 좌충우돌 카약 체험
지난달 29일 뚝섬 한강시민공원 내 서울윈드서핑장.2m 길이의 카약에 앉는 순간 선체가 뒤집힐 듯 기우뚱한다. 이내 중심을 잡고 양손으로 패들(노)을 젓기 시작한다. 잠실운동장 주경기장이 눈 앞에 펼쳐지고 뒤쪽으로는 무역센터 빌딩이 우뚝한 한강변 스카이라인이 일품이다. 20여분쯤 나아갔을까. 잠실대교와 청담대교 사이 강물의 한가운데에 도달했다. 강물은 예상 외로 잔잔했다.

카약은 가보고 싶어도 가지 못했던 곳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자유'였다. 패들을 젓는 힘만 있으면 강과 바다 어디든 갈 수 있다. 물 위에서 바라본 풍경은 땅에서 볼 때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등산 · 캠핑,산악자전거(MTB),낚시 등과 함께 4대 아웃도어스포츠로 손꼽히는 카약은 아웃도어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종목이다. '아웃도어 레포츠의 종결자'로 불릴 정도다.

뚝섬 한강공원에서 카약에 입문했다. 중심 잡기부터 배웠다. 길이 2m가량의 카약에 몸을 얹는 순간 물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싸우며 균형을 잡아야 한다.

교육을 맡은 노현진 강남카누클럽 대표는 "몸과 다리에 힘을 빼고 엉덩이에만 힘을 준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기만 하면 물에 빠질 일이 없다"고 소리친다.

당초 예상보다 거센 한강의 물살에 긴장했지만 마음을 비우고 허리를 세워 엉덩이에 힘을 주니 쉬 중심이 잡힌다. 시작이 반이니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움직이기 위해선 쉼 없는 패들링이 기본이다. 카약의 패들은 샤프트 양쪽에 블레이드(날개)가 달린 형태다. 카약과 달리 카누는 블레이드가 하나만 달린 패들을 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포워드 스트로크를 해야 한다. 양손으로 잡은 패들을 수직으로 물 속에 집어 넣어 힘차게 당긴다. 포워드 스트로크로는 평균 시속 7~8㎞의 속도가 난다. 숙련된 사람은 최고 시속 10㎞까지 물살을 가를 수 있다.

방향 전환을 위해선 '스위프'란 동작이 필수.몸통을 원하는 방향으로 90도 회전해 패들을 물에 꽂은 뒤 강한 힘을 줘 허리를 몸통과 같은 방향으로 일치시키면 그 힘으로 카약이 꺾인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모터보트가 지나간 뒤 밀려온 물결에 그만 카누가 뒤집혔다. 당황해 허우적대는데 노 대표가 카약을 분리해줬다. 뒤에 배워야 할 탈출 과정을 먼저 익히게 된 것.본의 아니게 먹게 된 한강물이 생각보다 깨끗하고 시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