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경기 지표 부진에도 부양책 기대가 반영되면서 급반등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9.82포인트(0.25%) 오른 1만1896.44에 거래를 마쳤다. 9거래일만의 상승 전환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6.29포인트(0.50%) 상승한 1260.34를 기록해 8거래일만에 오름세를 나타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2693.07로 23.83포인트(0.89%)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부진했으나 전직 미 연준 위원들이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증시는 장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미 공급관리자협회(ISM)는 7월 비제조업 지수가 52.7로 전달(53.3)보다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추정치인 53.5를 밑돌았다.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비제조업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음을 의미한다.

민간 시장 고용집계업체인 ADP는 7월 민간 비농업부문 고용은 11만4000명 증가했으나 전월(14만5000명)보다 감소했다. 다만 낮아진 시장 전망치 10만명은 상회했다.

리차드 시첼 필라델피아 트러스트 수석투자책임자(CIO)는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연준이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경기 지표의 부진은 이런 가능성에 불씨를 켰고, 투자자들도 저가 매수세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전직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사들이 이날 월스트리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또 다시 위축할 가능성은 20~40%에 달한다고 진단하면서 추가 경기 부양책에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경제가 탄력을 받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국채 매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호실적을 낸 기업들은 급등세를 나타냈다. 마스터카드는 지난 2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했다는 소식에 13% 상승했다. 스프린트와 CBS도 각각 3.8%, 1.6% 오름세를 보였다.

한편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대비 1.86달러(1.9%) 떨어진 배럴당 91.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경기 둔화 우려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은 최고가를 다시 갈아치웠다. 12월물 금은 전날보다 21.80달러(1.33%) 급등한 온스당 1666.3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