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를 벗은 홍정호(제주)를 내달 2일부터 시작되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부터 대표팀에 합류시키기로 했다.

프로축구 K-리그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 특수부는 3일 축구대표 선수인 홍정호(제주)와 윤빛가람(경남)이 승부조작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돼 입건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지난달 초부터 검찰 수사를 받았던 홍정호는 혐의에서 벗어나 떳떳하게 그라운드로 복귀하게 됐다.

홍정호의 무혐의 소식을 가장 반긴 것은 축구대표팀 사령탑인 조 감독이다.

그동안 중앙수비를 홍정호-이정수(알 사드) 조합에 맡겼던 조 감독은 홍정호가 검찰수사를 받게 되자 오는 10일 예정된 일본과의 평가전 명단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조 감독은 검찰 수사 결과 홍정호가 승부조작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대표팀에 중용하기로 결정했다.

조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일전은 시간이 촉박해 홍정호를 부를 수 없다"며 "월드컵 3차 예선부터는 대표팀에 합류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홍정호가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개인 훈련에 집중해왔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대표선수로서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특히 홍정호가 앞으로 대표선수의 자부심을 갖고 다른 선수들이 나쁜 행동에 가담하면 그러지 못하도록 모범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정호는 승부조작 혐의를 벗음에 따라 축구대표팀은 물론 올림픽대표팀에서도 뛸 수 있게 됐다.

조 감독은 윤빛가람에 대해서도 "승부조작에 가담해달라고 두 차례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변에서 제보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윤빛가람은 홍정호와 달리 그동안 K리그 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했고, 일본과의 평가전에 나서는 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편 조 감독은 이번 한·일전에서는 종전에 검토했던 '김영권 카드'를 활용할 계획이다.

조 감독은 일찌감치 홍정호 대신 중앙 수비에 김영권을 투입하고, 박주호(바젤)와 조영철(니가타)을 좌우 풀백으로 기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주전 선수가 빠지면 다른 선수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한·일전을 통해 시험무대에 오르는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보여줘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대체 카드를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