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와 태양광 장비 공동 개발 덕분에…S테크, 1년 새 매출 3배 급증 '윈윈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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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은 240억 절감…대·중기 '상생 모델' 눈길
웅진에너지가 태양전지용 웨이퍼 생산을 위해 2007년 대덕테크노밸리에 첫 공장을 지었을 때 공장 내 장비 중 90%가 일본 유럽 등 외국에서 수입한 제품들이었다. 일부 보조장비만 국내 기업 제품을 가져다 썼을 뿐이다.
하지만 지난해 준공한 제2공장에서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핵심 장비를 포함해 전체 공장 생산라인의 95%가량이 국산장비로 바뀌었다. 웅진에너지가 국내 중소기업들과 공동 개발에 나서 불과 3년 만에 주요 생산라인을 국산 장비로 대체한 것이다.
웅진에너지 제2공장이 9월 풀가동을 앞두고 태양광용 웨이퍼 부문의 대표적인 대 · 중소기업 윈윈(win-win)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웅진에너지와 S테크는 핵심장비인 그로어(잉곳 숙성기) 개발을 통해 수백억원이 넘는 비용을 절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웅진에너지는 제1공장을 지을 당시 대당 5억원에 일본 그로어 129대를 들여왔다. 국내에도 태양광용 그로어 업체가 일부 있었지만 다른 웨이퍼 생산업체들과 거래관계에 있다 보니 값비싼 일본 장비를 쓸 수밖에 없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웅진에너지가 수소문 끝에 찾은 회사는 대구에 있는 S테크.진공장비와 반도체용 그로어를 생산하던 회사로 해외 시장에서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두 회사는 2009년 각각 10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해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한 뒤 1년여간 공동 개발에 들어간 끝에 데모 장비를 내놨고 추가로 6개월여간의 시범 가동을 거쳐 제품을 완성했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칠 때는 웅진에너지 엔지니어들이 S테크 연구실에 상주하며 수십여일간 협의와 실험을 반복한 끝에 해결했다.
웅진에너지 관계자는 "6개월간 일본 제품과 시험 가동을 했는데 제품 성능이나 내구성 등에서 오히려 일본 제품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박진섭 S테크 대표는 "태양광용 그로어를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개발한 뒤 수백대를 곧바로 양산한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것"이라며 "각각 특화된 기술력을 갖춘 회사들이 머리를 맞대 시너지를 낸 결과"라고 말했다.
2차 공장에 납품되는 그로어는 총 240대로 오는 9월 설치가 끝난다. 대당 가격은 4억원으로 일본 제품에 비해 20%(1억원) 낮다. 웅진에너지는 제2공장에서만 총 240억원가량 절감한 셈이다. 관리와 애프터서비스도 훨씬 용이해졌다.
S테크는 그로어 개발을 통해 1년 사이에 매출이 3배 폭증했다. 2014년 완공을 앞둔 제3공장에는 384대의 그로어가 들어갈 예정이다. S테크 제품이 들어갈 경우 양사의 이익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신성장 부문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손을 잡으면 해외 부품 · 장비업체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