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지멘스와 한판승부"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에 들어가는 고성능 나노필터를 생산하는 시노펙스(대표 손경익)가 차세대 블루골드(Blue Gold)로 부상하고 있는 물산업에 뛰어들었다.
시노펙스는 물처리 사업의 핵심소재인 나노 복합분리막 및 고성능 필터 기술을 기반으로 해수 담수화와 오폐수 고도 처리 등 원수의 정수에서 폐수처리까지 일괄 처리하는 '토털 솔루션'사업에 진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본사가 있는 포항의 철강공단 내에 차세대 멤브레인(membrane)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멤브레인은 침전 여과 응집 소독 등 기존의 수처리 공정을 거치지 않고 초정밀 여과막을 통해 특정 성분만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차세대 물처리 핵심소재다.
회사 측은 "국내 최초로 고성능 대용량 멤브레인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노하우를 갖췄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세계 수처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미국의 다우(Dow)와 제너럴일렉트릭(GE),일본 니토덴코,독일 지멘스 등과 한판 승부를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세계 물산업 시장은 2015년 1조5000억달러로 반도체 시장의 3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노펙스가 세계 물산업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것은 지난 20년간 대형 LCD 및 반도체 제품의 필터와 수처리 분야에서 쌓아온 고도 기술력을 물산업과 융 · 화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가 2007년 상용화한 나노 복합 분리막 기술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등 1~2나노미터(㎚) 이상의 물질도 걸러내는 고성능 필터로 그동안 수처리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직경 155㎜의 고유량 수처리용 필터는 국내 반도체 생산라인 및 8 · 9세대 LCD 생산라인의 첨단 수처리 기술로 널리 적용되고 있다.
시노펙스는 두산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라스아주 지역에 설치하는 해수 담수화 설비의 멤브레인 사업에도 주사업자로 참여한다.
몽골의 하루 200t 규모 이동형 정수시스템(SMDT)도 수주하는 등 유엔과 연계해 아시아권의 물 부족 해결 사업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손 대표는 "20세기가 석유산업으로 대표되는 '블랙골드(Black Gold)'시대라면 21세기는 '물'이 산업을 대표하는 '블루골드(Blue Gold)' 시대가 될 것"이라며 "첨단 수처리필터와 나노복합분리막,불산폐수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처리분야 전문기업으로 변신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1985년 창업한 손 대표는 국내 최초로 모바일용 터치스크린 양산에 성공하면서 성장기반을 다졌다. 시노펙스 그린테크와 모젬 등 산하에 7개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21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