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익 성장 속도가 약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굵직한 기업들은 대부분 지난주까지 2분기 실적 발표를 완료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3분기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문제는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두워진다는 점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자꾸 낮아지고 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 및 종목으로 투자대상을 압축해 시장 대응을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속되는 이익 전망치 하락 추세

대우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현재 302개 분석 대상 상장사들이 올 3분기 총 28조2083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약 두 달반 전인 지난 5월13일의 추정치 28조8198억원보다 6115억원 줄어든 것이다. 부진했던 2분기 실적 발표 과정을 거치면서 증권사들이 3분기 실적도 속속 끌어내린 탓이다.

금융 유통 통신 건설 등 3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올라가는 업종도 있지만,전기전자 철강금속 등 주력 업종들 이익 감소폭이 더 크다 보니 전체적으로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증시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및 이머징마켓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48개국 중 34개국의 주당 순이익(EPS) 전망치가 지난달 하향 조정됐다. 선진국 경기 부진과 중국 긴축 지속이 글로벌 차원에서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를 감소시키고 있다.

기업 이익 모멘텀 둔화가 3분기 및 하반기 증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채원 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2009년 60%에 달했던 대형 기업들의 전년 대비 이익 증가폭이 작년엔 40%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20%,내년엔 10%에 머물 전망"이라며 "그동안 급격한 이익 성장을 기반으로 상승해 왔던 국내 증시,특히 대형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현재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점에서 아직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 예상 실적 대비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여전히 9~10배로 저평가 상태란 점에서 향후 이익추정치 감소폭이 크지 않다면 증시는 오히려 상승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기계 · 건설 · 증권업종 등 유망

3분기가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업들 실적 전망치가 얼마나 더 하향 조정될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일수록 3분기 어닝 모멘텀이 살아 있는 종목으로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게 와우넷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와우넷 전문가들은 기계 건설 증권 정유업종 등을 주목할 것을 권했다. 곽지문 전문가는 "기계업종이 3분기 이후 가장 확연하게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및 유럽의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글로벌 기업들은 그동안 미뤄왔던 공작기계 등에 대한 투자를 재개할 것이란 주장이다.

유망종목으로 삼익THK를 꼽았다. 곽 전문가는 "LM시스템 · 메카트로시스템 제조 분야에서 국내 시장점유율이 70%를 넘는 삼익THK는 자동차 반도체업체들의 설비 투자 증대 시 수혜를 가장 많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승환 대표는 3분기 중국의 긴축 정책이 완화되면서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및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망 화학주로는 코오롱을 선정했다.

윤 대표는 "자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실적이 중국 수요 회복으로 좋아지면서 지주회사 코오롱의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코오롱 주가는 최소 6만원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인기 대표와 이헌상 팀장은 정유업종을 추천했다. 2분기 실적 부진은 주가에 반영돼 있고 3분기부터는 정제마진 및 유가 상승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지적이다. 다만 정유주 내 추천 종목은 엇갈렸다. 안 대표는 "SK그룹의 하이닉스 인수라는 주가 악재가 해소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이 유망하다고 했다. 이 팀장은 GS칼텍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GS를 추천 리스트에 올렸다.

라종식 소장은 건설업종과 현대건설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에 피인수된 만큼 그동안 하지 못했던 다수의 발전 플랜트 수주 등이 가능해지면서 수주가 늘 것으로 점쳐졌다.

박동기 대표는 증권업종을 추천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투자은행(IB) 육성 등을 목표로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표한 것을 반영한 것이다. 증권 유망주로는 미래에셋증권을 꼽았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