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박근혜 대세론'은 '이회창 대세론'보다는 2007년에 승리한 '이명박 대세론'과 유사한 형태로 갈 것"이라고 14일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박근혜 대세론'의 실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홍 대표는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를 원로 가수 이미자 씨에 비유하며 '지명도만 높은 구시대 인물'이라고 평한 데 대해 "이미자 씨가 씨스타(걸그룹) 멤버인 효린의 노래도 잘 부른다는 것을 모르고 한 얘기"라며 "김 원내대표가 정치력이 부족해 비유를 잘못한 것 같다"고 박 전 대표를 두둔했다.

그는 '방해만 없으면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 했던 발언의 취지에 대해 "여야 대선 후보 지지도를 다 합해도 박 전 대표를 따라가지 못한다. 현재까지 상황이 그렇지 않느냐"며 "상대 진영에서 분발해 대등한 경쟁자가 돼달라는 취지로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하지만 김문수 · 오세훈 · 정몽준 · 이재오 등 친이계 대선 후보들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홍 대표는 '가장 위협적인 야권 후보가 누구냐'는 질문엔 "가장 벅찬 상대는 손학규 민주당 후보"라며 "미국에서 손 대표와 6개월 정도 호형호제하며 살았는데 매우 합리적인 분이었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전망을 묻는 질문엔 "한나라당이 이 상태로 가면 120석 전후밖에 얻지 못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친서민 정책을 강화해 나간다면 140석 전후를 얻고 대선에서도 무난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대표는 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가 임기 중 사퇴하고 대선 후보로 나서는 상황에 대해 1997년 이인제 경기지사를 예로 들며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땐 단체장을 사퇴할 필요가 없고 대선 후보가 되면 그때가서 단체장을 사퇴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후 소회를 묻는 질문엔 "검사 때나 정치에 입문해서나 2인자로 살았을 때는 1인자를 치받는 재미로 살았는데 막상 1인자가 돼보니 밑에서 치받히는 스트레스가 굉장히 심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인위적인 물갈이론은 국민을 속이는 이벤트에 불과하며 물갈이에 집착하다가는 이기는 공천을 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